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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러-나달 따라잡은 조코비치, ‘역대 최고’ 향한다

호주오픈, 프랑스오픈에 이어 윔블던까지 제패
세트 내주고도 흔들리지 않은 ‘멘털’
“지금의 난 커리어 중 가장 완전한 상태다”

트로피를 들어올린 조코비치. 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클 조던이 말했던 것처럼, 전 실패했고, 실패했어요. 그게 마지막에 성공한 이유죠.”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는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마테오 베레티니(9위·이탈리아)를 3대 1(6-7<4-7> 6-4 6-4 6-3)로 제압한 뒤 우승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조코비치는 첫 13번의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7번 패했다. 로저 페더러(8위·스위스)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 과거 랭킹 1위였던 앤디 머레이(영국)를 상대하면서다. 패한 경기에선 한 번도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나간 적도 없었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진화했다. 이후 17번의 메이저대회에서 14번 우승하며 결국 페더러·나달의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20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큰 대회에서 겪게 되는 압박감을 감당할 수 있는 경험치를 쌓았기 때문이다.

“빅매치를 많이 치를수록 더 많은 경험을 쌓게 되고, 경험이 많을수록 자신을 더 많이 믿게 됩니다. 그리고 이길수록 더 자신감이 붙죠. 모두 연결돼 있습니다.”

그 경험은 올해 치러진 두 번의 메이저대회 결승전에서 빛을 발했다. 조코비치는 지난달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4위·그리스)에게 두 세트를 내준 뒤 내리 세 세트를 따냈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조코비치는 치열한 타이브레이크 끝에 베레티니에 1세트를 내줬지만, 이후 세 세트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서브에이스(5-16), 위너(31-57)에서 뒤지고도 실책(21-48)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을 정도로 조코비치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이처럼 코트 위 결투에서 결국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건 조코비치가 과거의 아픈 기억이나 미래의 영광 같은 잡생각들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서다.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끊임없이 의견이 갈린다면,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테니스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우승이 확정된 뒤 코트에 드러 누운 조코비치.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열린 세 개의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조코비치는 US오픈에서도 우승하면 한 시즌 열리는 메이저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돈 버지(미국)와 로드 레이버(호주)만 달성한 기록이다. 23일 개막하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우승하면 남자테니스 최초로 4개 메이저대회에 올림픽까지 우승하는 ‘골든 그랜드슬램’을 이룰 수 있다. 이 기록은 남녀테니스 통틀어서 슈테피 그라프(독일)만 갖고 있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테니스 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조코비치는 코로나19로 엄격해진 방역 수칙 탓에 올림픽 출전 가능성에 대해선 ‘50대 50’이라 밝혔지만, 캘린더 그랜드슬램 달성에 대해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가 최고라 믿어요. 그렇지 않다면 그랜드슬램을 이루고 역사에 남겠단 자신이 없는 거죠. 하지만 제가 역사상 가장 위대하든 그렇지 않든 그에 대한 토론은 다른 분들께 맡기겠어요. 그저 그런 토론의 일부가 됐단 사실이 영광스럽습니다.”

페더러와 나달의 기세가 한 풀 꺾인 상태라, 조코비치는 이제 자신보다 어린 20대 주자들과 한동안 본격적인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리고 조코비치의 자신감은 최고조다.

“전 제가 과거부터 성공적이라 증명된 매우 완벽한 게임을 할 수 있단 사실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제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요. 늙었다고 느끼지 않죠. 상황은 계속 바뀝니다. 커리어를 이어나가려면 이를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해요. 하지만 지금의 전 커리어 전반에서 선수로서 가장 완전한 상태라 느낍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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