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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가 코로나 환자 산소통도 막아”…미얀마 악화일로

미얀마, 군부 쿠데타 고통에 코로나19 확산 덮쳐
지난 3월 이후 첫 5000명대 신규 확진
군부가 의료용 산소 공급 막았다는 주장까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의 한 타운십에서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한 자원봉사자들이 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을 들것에 실어 공동묘지로 옮기고 있다. AFP 연합

미얀마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신규 확진자가 사상 처음으로 5000명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군부가 시민들을 위한 치료용 산소 공급을 막는 일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지는 등 현지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미얀마 현지를 떠나지 못한 한국 교민들을 도와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코로나 악화에…미얀마 군부 ‘재택명령’

미얀마 보건부는 지난 12일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14명 발생했다고 13일 밝혔다. 하루 전인 11일 3461명에서 1553명 증가한 수치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 이후 미얀마에서 신규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군부 쿠데타 사태 이후 많은 의료진이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면서 코로나19 검사수가 이전보다 대폭 감소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실제 확진자 수는 현재 발표되는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관영 MRTV 보도에 따르면 현재 검사자 대비 확진자 비율이 3분의 1을 넘어섰다.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군부도 카친주, 사가잉 지역 등 타운십 11곳에 추가로 불필요한 외출을 금지하는 재택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미얀마 전역에 걸쳐 총 74개 타운십에 재택명령이 내려졌다.

“산소도 군부를 위해서만 공급하나” 논란 확산
일러스트 트위터 캡처

이런 가운데 군부가 일부 지역에서 개인 시민들을 위한 의료용 산소통 충전 작업을 중단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지 분위기는 더욱 흉흉해지고 있다.

지난 12일 BBC 미얀마판 뉴스 및 현지 SNS에 따르면 미얀마 양곤의 일부 공장은 전날부터 개인들을 상대로 한 산소통 충전 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이 조치는 군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 지시에는 군정이 운영하는 코로나19 치료센터 및 양곤 국립종합병원에만 산소를 공급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 불복종 운동으로 국립병원 의료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인 데다 군부 병원은 일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지침은 일반 시민들의 치료를 사실상 막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SNS에는 산소 공급 중단을 지시한 군부를 비난하는 글이 빗발쳤다.

한 누리꾼은 ‘테러리스트(반군부 진영이 군사정권을 부르는 명칭)들이 산소와 의료용품들을 시민들로부터 차단하고 있다’면서 미얀마 군경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시민들을 총으로 위협한 뒤 산소통을 빼앗아가는 장면을 묘사한 일러스트를 첨부했다.

트위터에는 코로나19 도움이 필요하다는 글귀와 함께 미얀마는 산소가 필요하다(#MyanmarNeedsO2)는 해시태그 운동도 퍼졌다.

양곤 시내에서 전날 밤 시민들이 산소통에 산소를 채우려 줄 서있다. SNS 캡처

또 다른 누리꾼은 전날 양곤시 남다곤 타운십에서 통행금지 직전임에도 시민들이 산소통에 산소를 채우기 위해 늘어서 있다는 설명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 이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총에 맞아 죽을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산소통 충전을 위해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군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 아훙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전날 MRTV에서 “미얀마에는 충분한 산소가 있다”면서 “정치적 목적으로 상황이 왜곡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기부를 받아 이달 내로 산소 생산 공장 건설이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군사정권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연간 500만회분의 러시아 백신을 미얀마에서 생산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사태 악화에 “교민 살려달라”는 청원도 등장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미얀마 교민들을 살려주세요’라는 청원 글도 올라왔다.

청원이는 이 글에서 “코로나다 쿠데타다 날이면 날마다 눈만 뜨면 걱정부터 하면서 일과를 시작한다”면서 “현재 하루 4000명이 웃도는 확진자가 나오지만, 병원도 의료진도 부족한 환경이라 하루 1만명이 넘어서는 추세로 추정하며 나날이 확진자 수는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나마 고국으로 들어갈 수 있는 분들은 서둘러 들어갔지만, 여기가 터전이고 여기에서 생계를 꾸려나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남아서 살아가고 있지만 밤새 안녕을 물어야 할 처지”라면서 “어느 나라보다 열악한 환경이다. 당장 코로나에 걸려 숨을 못 쉬어도 산소통 하나 준비되어 있지 않고 병원도 포화상태라 갈 곳도 없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에는 14일 오전 10시30분 현재 2197명이 동의했다.

한다녕 인턴기자

미얀마 군부, 저수지에 살충제 풀고 집단학살까지 “숨 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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