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게임스톱’ 무리였나…어이없이 끝난 에이치엘비 매수 운동

K스톱 운동 시작한 오후 3시 급락…‘개미’ 손실 불가피


공매도(주식이 없는 상황에서 주가하락을 예상하고 내는 매도 주문) 반대를 내건 첫 번째 ‘한국판 게임스톱(K스톱) 운동’이 사실상 실패했다. K스톱 운동의 규칙을 지킨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지면서 공매도 세력이 아닌, 이 운동을 주도한 단체를 향한 ‘개미(개인) 투자자’의 원성이 나온다.

개인투자자 이익단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15일 오후 3시부터 공매도 잔고 1위인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엘비의 주가 상승을 목표로 한 K스톱 운동을 시작했다.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에 대항해 대량 매수에 나서 주가가 폭등한 게임스톱처럼,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된 에이치엘비를 통해 개미 투자자의 저력을 보여주자는 취지였다. 한투연에 따르면 K스톱 운동에 참여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2000여명이었고, 이들은 각자 가용 자금의 10%를 사용하겠다고 공표했다.

그런데 오후 들어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갔다. K스톱 운동 시작 전부터 에이치엘비 주가는 급등해, 오후 2시 전날 대비 22%까지 급등했다. 정작 ‘약속의 시간’이 되자 에이치엘비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오후 3시 기준 18% 오른 상태였던 주가는 이후 급격하게 떨어지며 이날 상승분을 반납했다. 에이치엘비는 전날보다 5.54% 오른 채 장을 마쳤다. K스톱 운동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미리 주식을 사놓고, 오후 3시를 기점으로 물량을 던진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개인투자자가 K스톱 운동의 규칙을 착실히 지켜 오후 3시에 에이치엘비 주식을 매수해 장 마감까지 갖고 있었다면 11~12% 가량의 손실을 본 셈이다.

K스톱 운동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모인 채팅방은 혼란에 휩싸였다. 일부 투자자들은 “한투연이 사전에 주식을 매입한 게 아닌지 조사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한투연 관계자들은 이들을 ‘공매 세력’으로 지칭하며 채팅방에서 강제 퇴장 시키는 등 자중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투연 측은 에이치엘비의 주가와 거래량을 일시적이나마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이라는 입장이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오후 2시까지 급등한 이유는 기관과 외국인의 농간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도 에이치엘비가 전날보다 5% 가량 오른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오후 3시를 매수 시작 시간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선 “한투연 회원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투연은 다음 달 15일에도 공매도 반대 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조민아 김지훈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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