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는 내수, 멀어지는 올해 4% 성장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내수가 다시 얼어붙고 있다. 코로나19사태가 진정되는 것을 전제로 한 올해 4%대 성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금리인상을 놓고 통화당국과 재정당국 간에 갈등도 일고있다. 우리 경제가 ‘산너머 산’ 형국에 들어섰다.

그린북에 다시 등장한 단어, ‘불확실성’

기획재정부는 16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견조한 수출 회복 및 내수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용이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내수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올 3월 그린북에서 경기 불확실성 문구를 뺐고, 지난달에는 ‘개선 흐름’의 표현을 썼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자 4개월만에 다시 경기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상당히 안 좋고 수도권 거리두기 강도가 가장 강한 상황이기에 대면서비스업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까지는 경기회복 신호가 강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기 전인 6월 카드 국내승인액은 1년 전보다 8.4% 늘어 2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백화점 매출액도 10.3% 늘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10.3으로 전월 대비 5.1포인트 올라 6개월 연속 개선 흐름을 이었다. 그러나 이달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사태로 또 다시 내수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인상 변수도 부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돈을 풀어 경기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무한정으로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 상황에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현재 경제 주체들의 수익 추구 행위, 레버리지(차입을 이용한 투자)가 과도하게 진전된다면 언젠가는 조정을 거치고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컨트롤(조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지나치게 낮은 금리가 오래 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정을 위해) 금리와 거시 건전성 정책 등이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에도 이 총재는 “코로나가 재확산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다음(8월) 금통위 회의부터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당장 경기를 떠받쳐야 할 기재부는 당혹스런 표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차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갑작스럽게 전환할 경우 금융시장 불안을 가져올 수 있고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멀어지는 올해 4% 성장
코로나19 4차 대유행 영향으로 정부가 전망한 4% 이상 고성장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을 기존 3.2%에서 4.2%로 대폭 상향했다. 코로나19사태가 잠잠해지고 있고 백신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는 가정 아래 정부는 4%대 고성장을 기대했다.
그러나 정부 기대와 달리 코로나19가 재확산 기로에 서면서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정부는 하반기에 신용카드 캐시백, 소비쿠폰·바우처, 지역사랑·온누리상품권 등을 활용해 내수를 진작시킨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방역대책이 부양책보다 우선인 상황이 되면서 조정은 불가피해졌다. 당장 8월 적용될 예정이었던 신용카드 캐시백은 연기가 확정적이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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