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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입 금지 아냐” vs “IOC 문서 있다” 욱일기 진실공방

왼쪽은 지난 16일 오후 도쿄 하루미지역 선수촌. 대한민국 선수단이 머무는 공간에 걸린 현수막. 김지훈 기자. 오른쪽은 같은날 오후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동 앞에서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가 응원 현수막 문구를 문제 삼으며 욱일기를 든 채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인용한 현수막을 내건 우리 대표팀에 IOC가 정치적 선전이라고 지적하면서 “욱일기 반입도 금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도쿄조직위가 “반입 금지 아니다”라고 맞받아치면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문서로 약속을 받았다”며 “너무 염려말라”고 말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지난 19일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욱일기 관련 질문을 받고 “문서로 받은 것이 있다. 그 점은 너무 염려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OC에서 한국과 일본 양쪽 모두 (관련 발언 등을) 자제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답했다. “(이번 일은) 일본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한 이 회장은 “이 약속에 관한 문서를 받아둔 것이 있기 때문에 그 점은 너무 염려 안 하셔도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우리 선수단은 선수촌 건물 외부에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남긴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란 현수막을 내걸었다.

일본 언론과 극우세력은 이에 대해 정치적 문구라고 시비를 걸었고 IOC가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을 들어 철거를 요구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올림픽 헌장 50조는 정치·종교·인종적 선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 극우 단체들은 우리 선수단이 묵을 선수촌 주변에 욱일기와 확성기를 이용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국산 식자재로 만든 도시락 제공문제와 북한이 최근 독도 표기 문제에 대해 일본과 IOC를 비난한 것을 거론하며 비판했다.

대한체육회는 현수막을 내리는 대신 IOC로부터 경기장 내 욱일기 반입 금지를 약속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욱일기가 경기장 반입 금지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전통 깃발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후 대한체육회가 IOC에게 받았다는 약속이 실효성이 있는 것이냐는 의문이 일고 있다. IOC의 구두 약속 정도에 불과한 내용을 과대 포장한 것이라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회장은 재차 “우리가 현수막을 내릴 때 사전에 먼저 문서를 받았다”고 자신하며 IOC와 욱일기 관련 약속은 확실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나리타 공항 도착 후 “방역 절차가 나름대로 철저히 잘 준비된 것 같다”며 “우리 선수들도 초기에 입국한 종목은 공항을 빠져나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점차 줄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관련 부분이 염려되나 선수들 교육 등 관리를 잘해서 안 좋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2020 도쿄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떠나 오후에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방역 절차를 마친 뒤 선수단은 곧바로 지정 버스를 타고 선수촌으로 이동했다. 이날 일본 땅을 밟은 선수단 본진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해 양궁, 배드민턴, 탁구, 펜싱 남자 사브르, 여자 에페, 기계체조 선수단과 본부 임원 등 총 69명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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