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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방사능 우려에 부실한 준비…도쿄올림픽 ‘그래도 개막’

복잡한 절차에도 방역은 ‘구멍’
부실한 준비, 방사능 우려까지

'2020 도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22일 요코하마 야구경기장 외벽에 오륜기가 보인다. AP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이 팬데믹으로 1년 연기된 끝에 23일 개막한다.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탓에 도쿄올림픽은 대부분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다. 방역 문제와 방사성 물질에 대한 우려, 미흡한 준비 등 논란이 계속돼 ‘세계인의 축제’라는 말은 무색하게 됐다.

복잡한 절차·감시에도 허술한 방역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올림픽 개막 전날인 22일 오후 9시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397명이다. 지난 5월 20일 5712명을 기록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도쿄도에서는 979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일본 정부는 올림픽에 참여하는 국가대표 선수단과 관련 단체, 취재진을 대상으로 엄격한 입국 절차를 요구했다. 입국자들의 움직임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18일 해외 선수단, 체육 단체, 언론사의 코로나19 담당자(CLO)에게 자가격리 의무를 준수하고 지정된 장소를 벗어나지 말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올림픽 참가자 전원은 본인이 체류하는 초반 14일의 활동 계획을 담은 ‘액티비티 플랜’을 작성하도록 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엔 ‘방역 구멍’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격리 호텔에도 관리자가 상주했지만 적극적인 통제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생필품 구입 목적으로는 15분간 외출도 허용됐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장소를 이탈할 수 있다는 의미다. 22일까지 올림픽 참가자 가운데 신규 확진자는 87명으로 집계됐다.

부대시설 등 미흡한 준비, 과연 코로나19 때문일까
올림픽 참가 선수들은 허술한 숙박시설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미국 장거리 육상 국가대표 폴 첼리모는 지난 17일 트위터에 골판지 위에 스티로폼을 얹은 선수촌 침대 사진을 올리고 “침대에 소변을 보면 상자가 젖어 무너질 것”이라며 “결승전을 앞둔 선수에게 최악의 밤을 선사할 수도 있다”고 썼다.

객실이 미주·유럽계 선수들에게 좁다는 불만도 있다. 일가 마메도프 러시아 펜싱대표팀 감독은 “객실과 욕실이 너무 좁아 중세의 일본을 보는 것 같다. 21세기의 일본답지 않은 환경”이라고 비난했다. 4~5명이 투숙하는 객실에 화장실은 1곳뿐이며 TV와 냉장고는 없다고 마메도프 감독은 전했다.

무토 도시로 조직위 사무총장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면서 “의견을 청취하고 개선하겠다”고 말했지만 올림픽 기간 동안 기대하긴 어렵다. 코로나19 탓에 상대적으로 준비 기간이 길었고, 일본 정부의 올림픽 강행 의지가 컸던 점을 감안하면 열악한 선수촌 상황을 용납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크다.

일본 도쿄 신바시역 인근에서 23일 한 시민이 '2020 도쿄올림픽' 개막까지 남은 시간을 알리는 시계를 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각국 선수단 방사능 식자재 우려, 일본은 ‘불편한 심기’
올해로 사고 10년째를 맞이한 후쿠시마 원전발 방사능은 올림픽 참석을 위해 일본에 방문한 사람들에게 ‘먹거리 공포’를 주고 있다. 이에 각국 선수단은 본국에서 식사를 공수하거나 급식센터를 설치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촌 인근 호텔을 빌려 급식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조리사, 영양사 등 24명이 한국에서 파견됐다. 일본산 식재료는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선수단이 마시는 생수는 한국에서 직접 가져갔다.

미국도 선수단도 마찬가지다. 21일(현지시간) USA 투데이 등에 따르면 미 올림픽위원회는 세타가야시 오구라 스포츠 파크에 급식센터를 마련하고 약 7000끼에 해당하는 33t의 식사와 음료를 자체 조달한다.

일본 측은 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마루카와 다마요 올림픽담당상은 “후쿠시마 지역의 식재료는 관계 법령에 근거해 안전성을 확보했다”면서 “방사성 물질 오염을 이유로 자국 농산물을 반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쓸쓸한 개막식, 韓 정부와는 외교적 마찰도
코로나19 사태에 개막식 풍경도 여느 올림픽과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당초 100명 안팎의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이들 가운데 개막식 참석 인원은 20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막식에 참석하는 정상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루브산남스라이 오윤에르데네 몽골 총리 뿐이다. 미국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질 바이든 여사, 중국에선 시진핑 국가주석 대신 당 서열 25위인 쑨춘란 국무원 과학기술교육문화담당 부총리가 개막식을 찾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초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 및 한·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었다. 청와대는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위안부·강제징용 배상 판결,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문제 해법 등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일본이 회담 의제보다는 의례적 형식을 강조하면서 양측은 의제 합의에 실패했고, 방일은 무산됐다.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지난 15일 한국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을 겨냥해 내뱉은 망언이 방일 무산에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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