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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올림픽] 통제 완벽? 확인된 ‘방역 허풍’ 3가지

① 코코아앱 비활성화에도 제약 없는 활동
② 허술하게 수거하는 코로나 테스트 샘플
③ 무기력하게 지켜만 보는 자가격리 관리

스가 요시히데(오른쪽)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지난 14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AP뉴시스

자가격리를 해제하고 일본 도쿄에서 올림픽 분산 개최지인 지바로 이동한 23일. 도쿄 메인프레스센터 인근 미디어 환승 터미널에서 지바행 40인승 버스에 탑승한 사람은 러시아 기자 1명까지 둘뿐이었다. 50분가량을 달린 버스 안에서 멀리 떨어져 앉은 러시아 기자가 마스크를 쓴 채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 첫 마디부터가 도쿄올림픽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대한 불만이었다. 그리고는 조금 놀라운 말을 했다.

“코코아를 활성화했는가? 나는 아직도 실행되지 않는다.”

“GPS로 위치 추적한다”더니…

‘코코아’(COCOA)란 일본 후생노동성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개발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말한다. 블루투스(근거리 무선 연결)를 활용해 확진자와 접촉 여부를 알려 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여기에 또 하나의 기능이 있다고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조직위)는 주장한다. 조직위는 올림픽 참가자의 지침서 격으로 배포한 ‘플레이북’의 2차 발행물 46쪽에 “코코아 앱으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해 위치를 추적하고 저장한다. 스마트폰의 GPS 기능을 알맞게 설정해 달라”고 안내했다.

올림픽 참가자를 포함한 일본 방문자는 코코아 앱을 반드시 설치해 입국 당일 공항에서 활성화해야 한다.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장하는 ‘완벽한 통제’도 결국 이 앱을 통해 완성된다. 러시아 기자가 미디어 버스에 탑승했다면 적어도 입국 당일과 격리기간 사흘을 포함한 총 나흘 동안 이 앱을 활성화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도 방역 수칙 위반으로 적발되거나 앱의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받지 못했다.

코코아 앱의 위치 추적 기능이 ‘조직위의 허풍’이라는 얘기는 사실 일본 입국 전부터 들려왔다. 올림픽 참가를 위해 일본에서 체류하는 한 체육단체 관계자는 “코코아 앱에 GPS 기능이 없다고 이미 지난해 알려졌지만, 플레이북에 소개된 만큼 추방당할 트집을 잡히지 않기 위해 활성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자국 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개발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코코아’(COCOA) 화면. 일본 체류 기간 중 확진자 접촉 여부가 표시된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일본에서만 활성화되며 한국어, 영어 등 다른 국가 언어가 지원된다. 코코아 애플리케이션 캡처

주먹구구식으로 수거하는 코로나 테스트 샘플

도쿄올림픽의 방역 허점은 코코아 앱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본보 특별취재팀이 도쿄에서 자가격리한 지난 22일까지 불과 사흘 동안에도 방역 허점은 여러 차례 확인됐다. 특히 올림픽 기간 중 코로나19 확진자를 가려낼 자가진단 테스트 샘플 수거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 혼선을 빚고 있다.

조직위는 타액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통해 올림픽 참가자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침에서 유전자 샘플을 추출하는 검사법이다. 올림픽 참가자는 침을 일정량 모은 통을 조직위로 제출한다. 이때 통에 부착된 바코드를 자신의 ACR(출입중) 번호와 함께 등록해야 한다.

입국 후 사흘간 자가격리에 들어간 올림픽 참가자의 경우 호텔로 찾아온 수거요원에게 샘플을 제출하게 된다. 하지만 본보 특별취재팀이 자가격리를 위해 인원을 분산해 묵은 도쿄 시내 호텔 2곳으로 수거요원은 사흘간 방문하지 않았다. 그 사실을 조직위 콜센터로 알리자 “자가격리를 해제한 다른 기자를 통해 샘플을 보내라”거나 “자가격리를 해제한 뒤 올림픽 시설로 찾아와 사흘 분량의 샘플을 한꺼번에 제출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지바 출발을 앞두고 도쿄 메인프레스센터로 3일치 샘플을 모두 제출하면서 재차 확인했지만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조직위는 당초 입국 이튿날부터 3일, 7일, 14일, 혹은 ‘체류 기간 중 매일’로 올림픽 참가자를 분류해 샘플을 제출 시점을 안내했지만 코로나19 검사는 결국 일자별로 관리되지 않는다. 하루에 3일치 샘플을 모두 만들고 한꺼번에 제출해도 조직위는 가려낼 방법이 없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참가자의 의무 사항으로 제출을 요구하는 코로나19 자가진단 테스트 샘플 수집 도구. 플라스틱 통에 타액을 모으고 바코드를 부착해 제출하는 방식으로 수거된다. 도쿄=김철오 기자

격리자 외출해도 ‘멀뚱멀뚱’… 이마저도 도쿄에서만?

자가격리자에 대한 관리도 느슨하다. 도쿄 시내 호텔에선 자가격리자의 출입을 통제하는 직원이 1~2명씩 배치돼 있다. 교대 근무 방식으로 24시간 내내 자리를 비우지 않는데, 사람은 달라도 같은 검은색 모자를 쓰고 있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이들은 호텔 로비 1층 출입구에서 자가격리자의 외출 시간을 기록하고 15분 안에 돌아오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일반 투숙객과 자가격리자를 가려낼 수 없는 호텔에서 무기력하게 앉아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응대가 쉽지 않은 미주·유럽·아프리카계 올림픽 참가자의 외출을 통제하지 않는 사례는 수차례 목격됐다.

이들은 대부분 IOC나 조직위, 혹은 일본 정부 관계자가 아닌 일당을 받는 임시직이다. 심야 시간에 자가격리자 관리 직원으로 배치된 61세 남성 일본인은 “일당 1만엔(약 10만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나마 도쿄를 벗어나면 자가격리자에 대한 관리는 더 허술해진다. 올림픽 참가자가 상당수가 투숙하는 지바의 호텔 2곳에는 자가격리자를 관리하는 직원이 없다.

도쿄·지바=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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