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디디·알리바바까지…中 ‘데이터 안보’ 빅테크 규제 강화


중국 정부가 자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이 모으는 방대한 데이터가 중국 정부의 통제를 벗어날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국(SAMR)은 텐센트가 2016년 차이나뮤직 인수한 것에 대해 50만 위안(약 89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미국 CNBC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텐센트가 차이나뮤직을 인수한 이후 두 회사는 음원 전체의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경쟁업체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독점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이유다. SAMR은 텐센트와 계열사에 30일 이내에 독점적인 음악 권리를 포기하고 경쟁업체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제공하는 것에 대해 시정을 명령했다. 텐센트는 “모든 규제 요건을 준수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시장의 건전한 경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SAMR은 최근 텐센트가 투자한 게임 생방송 플랫폼 후야와 더우위의 기업결합을 금지하는 명령도 내렸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업체 알리바바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3조1000억원 가량의 벌금을 부과했고, 알리바바 모기업인 앤트그룹은 미국 상장을 연기했다. 당시에만 해도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중국 정부 비판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본보기로 여겨졌지만 이후 텐센트, 디디추싱 등이 잇달아 규제 대상이 되면서 빅테크 기업에 칼끝이 향하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은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주식시장에 상장하자마자 중국 정부로부터 데이터 보안 관련 조사를 받았고, 중국 내 주요 앱스토어에서 모든 앱이 삭제됐다. 디디추싱이 알리바바보다 더 많은 과징금을 내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미국 자본의 영향으로 디디추싱의 각종 데이터가 미국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싱가포르 경영대학 법학과 부교수 헨리 가오는 “시진핑 주석이 ‘데이터 보안 없이 국가 안보는 불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에 중국은 데이터를 매우 중요시 한다”면서 “‘중요한 정보’가 엉뚱한 곳으로 가면 안 되기 때문에 디디추싱이 조사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중국 정부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양과 질에서 더 우위에 있는 데이터를 보유한 빅테크 기업이 중국 정부의 통제를 벗어날 경우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2017년 6월 사이버보안법을 제정하면서 의도가 명확해졌다. 미국이나 유럽 등의 사이버보안법은 개인정보 보호나 상업적 이익을 보호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중국은 ‘인터넷 공간의 주권과 국가 안전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홍콩 중문대학 법학교수 로빈 황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정보도 다른 국가로 넘기면 민감도가 훨씬 상승한다”면서 “이는 중국 정부가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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