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연예·스포츠 > 스포츠

“내가 겪은 최악의…” “모래가 너무 뜨겁다”… 코로나에 폭염까지 ‘이중고’ 겪는 선수들

23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개인 예선 랭킹라운드(순위결정전)에 출전한 한국 남녀 양궁대표팀 김제덕(왼쪽)과 안산이 얼음팩으로 더위를 식히며 취재진에 '브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의 여파로 무관중 경기가 치러지고 있는 2020 도쿄올림픽에 ‘찜통더위’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체감 온도가 40도에 달하는 상황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코로나19 감염에 주의하면서 무더위에도 적응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4·세르비아)는 지난 24일 테니스 남자 단식 1회전이 끝난 뒤 인터뷰 과정에 “왜 오후 3시에 경기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폭염으로 인해 경기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그는 “높은 온도와 습도로 인해 선수들이 탈수 상태에 빠지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경기를 오후 늦게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코비치가 경기하던 날 도쿄의 낮 최고기온 34도를 기록했고, 습도는 80%에 육박했다. 체감상 38도에 가까운 날씨였다.

세계랭킹 2위 다닐 메드베데프(25·러시아)도 고충을 토로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내가 겪은 최악의 (더위)”라며 “경기는 오후 6시에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카자흐스탄의 알렉산더 부블릭과 경기를 펼치는 도중 이동식 에어컨을 동원해 더위를 식히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선 폭염으로 인해 선수가 실신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23일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여자양궁 랭킹라운드 경기에 출전한 스베틀라나 곰보에바(23·러시아)는 72발을 다 쏜 뒤 점수를 확인하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 러시아 선수단 측은 “그가 열사병으로 잠시 쓰러졌지만, 현재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선수들은 연습을 소화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비치발리볼 선수들은 시오카제 공원 내 비치발리볼 경기장의 모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훈련을 연기했다.

일본의 무더위는 예측이 됐었다. 지난해 6만5000명의 열사병 환자가 발생하는 등 일본 내에서 수년 간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해왔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폭염을 대비해 마라톤과 경기 장소를 도쿄에서 북쪽으로 800㎞ 떨어진 후쿠오카로 옮기고, 일부 종목은 경기 시간을 이른 아침으로 조정하는 등 폭염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종목 선수들이 고충을 토로하면서 위원회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선수들이 혹독한 인내력 실험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