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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韓양궁 올림픽 신화에 숨겨진 ‘원칙’과 ‘공정’

강채영이 25일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단체 8강전에서 과녁을 향해 활을 쏘고 있다. 도쿄=김지훈 기자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이틀 연속 금빛 수확에 성공하면서 세계무대 제패 신화에 숨겨져 있는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도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철저한 ‘원칙’과 ‘공정’에 입각한 양궁 국가대표 선발을 통해 최고의 기량을 보유한 선수들을 올림픽 무대에 내보내고 있다.

“대표팀 선발전이 금메달이 결정되는 올림픽 결승전보다 더 힘들고 떨린다.” 국내 양궁 선수들이 입버릇처럼 내뱉는 말 중 하나다. ‘양궁의 나라’로 불리는 한국에선 그만큼 출중한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기에 대표로 선발되는 게 마치 바늘구멍을 뚫는 것처럼 어려워서 나오는 얘기다.

한국 남자 양궁대표팀(왼쪽부터 오진혁, 김우진, 김제덕)이 지난 23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개인전 랭킹라운드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쿄=김지훈 기자

대한양궁협회는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춘 선수를 뽑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협회는 도쿄올림픽이 1년 미뤄지자 지난해 10월 다시 국가대표 선발에 나섰다. 지난 4월에는 16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최종 1,2차 평가전까지 치렀다.

지난달 28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양궁종목 공개훈련에 나선 남녀 양궁 대표팀의 오진혁, 김우진, 김제덕, 장민희, 강채영, 안산(왼쪽부터). 진천=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렇게 뽑은 선수가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6명의 ‘신궁’들이었다. 남자부에선 김우진과 오진혁, 김제덕이, 여자부는 강채영과 장민희, 안산이 도쿄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국제대회 경험이 전무했던 고교생 궁사 김제덕은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어깨 부상으로 낙마했으나 다시 열린 선발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해 국가대표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양궁 대표 선발에는 일종의 전관예우도 없었다. 5년 전 리우올림픽에서 활약한 기보배와 장혜진 등은 도쿄올림픽 연기에 따라 한 차례 더 국가대표 선발 기회를 얻었음에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최강자 위치를 지키고 있는 여자 국가대표팀의 얼굴이 모두 바뀐 이유이기도 하다.

남자 양궁 대표팀의 김제덕이 지난 23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개인전 랭킹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한 뒤 과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쿄=김지훈 기자

올림픽 양궁 종목으로 신설된 혼성단체전 대표 선발 역시 오로지 ‘실력’에 따라 이뤄졌다. 한국 양궁대표팀은 지난 23일 도쿄올림픽 남녀 개인 랭킹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한 두 명의 선수를 혼성단체전에 출전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선발된 두 선수가 대표팀 ‘막내’인 김제덕(17)과 안산(20)이었다.

장민희, 강채영, 안산으로 꾸려진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 선수들이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도쿄=김지훈 기자

강채영과 장민희, 안산으로 꾸려진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은 25일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6대0으로 가볍게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 양궁은 단체전이 처음 정식 종목으로 도입된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9회 연속 금자탑을 쌓는 신화를 써냈다.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오른쪽)과 안산이 24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혼성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쿄=김지훈 기자

전날에는 김제덕과 안산이 혼성단체전에서 네덜란드를 세트스코어 5대 3으로 꺾고 금빛을 쏴 남녀 대표팀 ‘막내’의 반란을 일으켰다. 이들은 도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에 가장 먼저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이었다.

한국 궁사들의 금빛 신화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한국 대표팀은 2016 리우대회에서 양궁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모두 손에 넣은 바 있다. 이번 도쿄대회에선 혼성단체전까지 양궁에만 총 5개의 메달이 걸려 있다. 전 종목을 석권하는 게 우리 대표팀의 목표다. 남녀 개인전과 남자부 단체전 등 남은 경기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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