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국방부 영내서 수용자 극단 선택…“얼마나 군 기강 엉망진창이면”

‘女중사 사망 사건’ 피의자 숨져
“수사도, 수용자 관리도 못 했다”

수감 중이던 A상사가 사망한 국방부 근무지원단. 연합뉴스

성추행 피해 이후 사망한 공군 이모 중사 사건에서 회유·협박 등 2차 가해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던 부사관이 국방부 수감시설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대낮에 핵심 군 시설 내에서 주요 피의자가 죽음에 이를 때까지 방치한 국방부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26일 국방부와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다음 주 첫 재판을 앞둔 공군 A상사는 전날 오후 2시55분쯤 서울 용산구 국방부 내 미결수용시설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A상사는 군에 의해 발견된 뒤 인근 민간종합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오후 4시22분쯤 사망했다. A상사가 수용됐던 근무지원단 군사경찰대대 미결수용시설 내 독방 화장실에는 인권문제로 CCTV가 설치되지 않아 발견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복도에 설치된 CCTV 감시와 정기적인 순찰로 수용자의 이상 유무를 확인했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A상사는 군 당국에 의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과 면담강요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였다. 국방부 합동수사단은 A상사가 강추행 피해를 호소하던 이 중사에게 “없었던 일로 해줄 수 없겠냐”고 회유하려 했으며,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협박했다고 발표했다. 또 A상사가 당시 이 중사의 남자친구였던 남편에게 합의와 선처를 종용하는 등 위력도 행사했다고 밝혔다.

서욱(가운데) 국방부 장관이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청해부대 장병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건 당사자의 죽음으로 진상규명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사와 재판에 책임이 있는 국방부를 두고 “사회적 관심이 쏠린 사건임에도 수용자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군인권센터는 “1차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A상사가 사망함에 따라 부대원들의 집요한 2차 가해와 사건 은폐 시도 등 원인을 규명하는 일에 큰 난항이 생길 것”이라며 “국방부가 안일한 상황 인식으로 수사도, 수용자 관리도 못 했다”고 질책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을 향해 “어떻게 수용자를 관리하기에 군 수용시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느냐”며 “얼마나 군 기강이 엉망진창이면 하다하다 수용시설에서 이런 상황이 생기느냐”고 비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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