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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의 ‘관록’ 막내의 ‘패기’…한국 남자양궁, 단체전 金 석권

남자대표팀, 수차례 위기 극복하고 금메달
결승 2세트에선 60점 ‘퍼펙트’
한국, 혼성-여자-남자 단체전 싹쓸이

환상 팀워크를 보여준 양궁 남자대표팀 선수들. 연합뉴스

양궁 남자단체전은 여자단체전보다 세계와의 격차가 적다. 1988년 서울대회부터 2016년 리우대회까지 8번의 올림픽에서 7개의 메달(금5·은1·동1)을 따냈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동메달에 그쳤고,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선 무관을 기록했을 정도다.

26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단체전에서도 오진혁(40·현대제철), 김우진(29·청주시청), 김제덕(17·경북일고)으로 구성된 한국 양궁 남자대표팀은 수차례 위기를 겪었다. 개최국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는 슛오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막내’ 김제덕의 10점 한 발이 일본의 화살보다 2.4㎝ 가량 중심과 가까워 승리를 거뒀을 땐 그야말로 가까스로 사선을 넘었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남자대표팀은 결승에서 대만에 6대 0(59-55 60-58 56-55) 쾌승을 거두고 한국 양궁에 단체전 세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은 이번 대회 양궁에 걸린 5개의 금메달 중 60%를 이미 확보했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패기’와 ‘관록’의 조화 덕이다. 세대교체가 끝난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20~25세로 고른 나이였던 반면, 남자대표팀은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됐다.

‘맏형’ 오진혁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전에서 남자양궁 최초 금메달을 목에 건 선구자다. 매 올림픽 때마다 전성기가 끝났다는 평가를 받았고, 어깨 회전근 4개 중 3개가 끊어져 통증이 심각한 가운데에서도 정신력과 투지로 그 어렵다는 선발전을 돌파했다. 그리고 경험으로 후배들을 이끌며 9년 만에 출전한 사실상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2012년 획득하지 못했던 단체전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김우진은 대표팀의 에이스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이듬해 세계선수권에서 각각 2관왕에 오르며 단숨에 양궁 간판이 된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놓치며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 리우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곤 부활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든든한 맏형과 톡톡 튀는 막내 가운데서도 안정적으로 중심을 잡아주며 결국 한국에 단체전 석권의 기쁨을 안겼다.

대표팀의 막내이자 ‘천재’로 불리는 김제덕은 대표팀의 최연소 선수로, 이전까진 이렇다 할 국제대회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혼성·남자단체전에서 2관왕에 오르는 등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김제덕은 한국 양궁의 최연소 2관왕으로도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세 선수가 가진 각각의 장점은 위기 때마다 각기 빛을 발했다. 인도와의 8강전에선 첫 번째 주자 김우진이 2세트까지 매 번 10점을 쏘며 중심을 잘 잡아줬다. 일본과의 준결승에선 위기에서 나온 김제덕의 10점 한 발이 한국을 살렸다. 마지막 대만과의 결승에선 ‘백전노장’ 오진혁이 흔들리지 않고 고비마다 10점을 쏘는 투혼으로 완승을 이끌었다.

도쿄=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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