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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복싱 역사적 첫 경기 치른 임애지, 아쉬운 판정패

긴장한 임애지, 노련했던 스카이
가드 내려가…카운터 정타 자주 허용
오연지, 여자복싱 올림픽 첫 승 도전 이어갈 예정

라운드가 끝난 뒤 아쉬움을 표하는 임애지(가운데)의 모습.

임애지(22·한국체대)가 한국 여자 복싱의 역사적인 첫 올림픽 경기를 치렀지만, 경험 부족을 노출하며 아쉽게 패했다.

임애지는 26일 일본 도쿄의 료고쿠 국기관에서 열린 여자복싱 페더급(54~57㎏) 16강전에서 니콜슨 스카이(25·호주)를 상대로 4대 1 판정패했다.

스카이는 임애지와 같은 사우스포(왼손잡이)로, 지난 도쿄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에서 임애지와 동일하게 4강에서 떨어진 선수다. 다만 임애지가 성인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것과는 달리 2018년 페더급 세계선수권에서 5위까지 올랐을 정도로 경험이 있었다.

결국 노련함의 차이가 승패를 갈랐다. 자신감 있게 팔을 휘두르며 링에 오른 임애지는 1라운드부터 빠른 스텝으로 스카이에 공세적으로 돌진했다. 레프트 스트레이트가 계속 스카이의 안면에 적중하기도 했다. 하지만 1라운드 중반 이후부터 스카이의 노련한 플레이가 먹혔다. 임애지가 범위 안에 들어오길 기다렸다가 정확한 카운터를 임애지의 안면에 꽂았다. 임애지는 다소 지친 모습으로 수세에 몰렸다.

2라운드에서도 임애지는 계속 전진했다. 하지만 가드가 올라가지 않은 상태로 몇 번의 펀치를 허용했다. 경기 자체는 비등비등해보였지만, 스카이가 정타를 더 많이 맞췄다. 결국 2라운드에서도 5명의 부심 중 3명이 스카이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마지막 3라운드. 니콜슨은 계속 버티며 임애지가 들어오기만 기다린 뒤 카운터를 날렸다. 수차례 펀치를 혀용한 임애지는 결국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패배의 쓴잔을 맛봐야 했다.

펀치 허용하는 임애지(왼쪽)의 모습.

경기 후 임애지는 실망한 듯 눈물을 보이며 인터뷰를 거부하고 빠른 걸음으로 믹스트존을 빠져 나갔다. 한순철 대표팀 코치는 “애지가 의욕이 앞섰던 것 같다”며 “카운터를 제대로 올리지 못해 정타를 허용했던 게 패인”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계로 경기를 지켜본 한형민 국가대표 이하우수선수 감독도 “애지가 긴장을 많이 했는지 몸이 많이 경직돼있었다. 가드가 내려와 있으니 상대의 쭉 뻗는 라이트에 덜컥 덜컥 맞았다”며 “파이팅은 좋았지만 여유 있는 호주 선수에 비해 애지가 급했다. 나이도 어리니 내년 아시안게임 때는 좀 더 노하우와 노련함을 갖춰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복싱은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지만, 한국은 런던에 이어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도 티켓을 놓쳤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선 임애지와 라이트급 오연지(31)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아 세계에 도전했다.

복싱 대표팀은 2006·2008 AIBA 세계선수권 70㎏급 우승자 출신인 아리안 포틴(37·캐나다) 코치를 첫 여성 지도자로 영입하며 여자복싱의 첫 올림픽을 철저히 대비해왔다. 하지만 AD카드가 부족한 탓에 감독 없이 한순철 코치와 포틴 코치만 선수들과 도쿄에 파견되는 등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임애지가 아쉽게 패했지만, 아직 남아있는 오연지가 여자복싱에 첫 승을 안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쿄=글·사진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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