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학생 살인…처음부터 옛 연인 아들만 노렸다

27일 피의자 백광석·김시남 검찰 송치
경찰, 도구 사전 구입, 답사 등 계획범행 결론

옛 연인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백광석이 27일 제주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중학생 살인사건 피의자 백광석(48), 김시남(46)이 검찰 수사를 받는다.

경찰은 제주 중학생 살해 사건의 주범 백광석이 처음부터 옛 연인의 중학생 아들만 죽이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 공범 김시남은 백씨에게 빌린 돈 때문에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제주동부경찰서는 살인 등 혐의로 구속된 백씨와 김씨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전날 신상 정보 공개가 결정된 이후 피의자들은 이날 검찰 송치 과정에서 처음 외부에 얼굴을 드러냈다.

이들은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나타났다. 피해자 A군(16) 어머니의 전 연인으로 A군을 직접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백씨는 “죄송하다”는 말을 몇 차례 되풀이했다.

백씨의 후배로 백씨와 채무 관계가 있던 김씨는 마스크를 내려 달라는 요구에 “안된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살해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유족에게 할 말이 있느냐”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묵묵부답했다.

백씨와 김씨는 지난 18일 오후 3시16분쯤 제주시 조천읍의 2층 짜리 주택에 침입해 A군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A군 어머니가 일하러 나간 사이 A군이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을 이용해 주택 내부로 침입했다.

시신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경부(목 부위)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나타났다. A군은 2층 다락방에서 숨진 상태로 일을 마치고 돌아온 어머니에 의해 발견됐다. 손발은 청테이프로 결박된 상태였다.

머리에는 무언가에 부딪힌 흔적이 있었다. 부검의는 피해자가 제압당하는 과정에서 생긴 상처로 추정했다.

앞서 경찰이 이달 초 어머니의 신변보호 요청에 따라 집 외부에 설치한 CCTV에는 피의자들이 담을 통해 2층 다락방 창문으로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은 사건 발생 하루 만인 19일에 모두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는 이들의 사전 범행 모의 정황이 확인됐다.

백씨와 김씨는 사건 발생 직전인 16일과 17일 양 일간 A군 모자가 살던 집을 찾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당일인 18일에는 두 사람이 함께 철물점으로 가 청색테이프와 백색테이프를 1개씩 구매했다. 그러나 실제 범행에는 현장에 있던 청테이프와 허리띠가 사용됐다.

경찰은 체구가 작은 백씨가 A군을 제압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 평소 알고 지내던 김씨를 대동한 점, 대낮임에도 주택 뒤편 창문으로 침입한 점 등을 토대로 계획 범행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두 사람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에서도 이들이 사전에 범행을 공모하고 범행 후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

백광석은 경찰 조사에서 계획 범행과 살인 등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반면 김시남은 살해 범행까지는 가담하지 않았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CCTV분석 결과 이들이 주택에 침입한 시간은 3시16분, 김시남이 먼저 밖으로 나온 시간은 3시41분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 시간 사이에 범행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백씨가 이별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으며 범행 대상을 처음부터 A군으로 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평소 백씨는 A군 모친에게 “소중한 것을 빼앗겠다”는 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백씨에게는 이번 사건과 별개로 주거 침입과 절도 혐의가 추가로 적용됐다. 앞서 A군 모친은 지난 5월 이후 백씨의 협박과 폭력이 잦아졌으며 자신이 출근을 하지 못 하도록 밤에 몰래 집으로 들어와 청바지 5개를 훔쳐간 적이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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