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직장’인줄 알았는데… 욕하고 때리고 임금체불한 네이버

네이버 사원노조 조합원들이 지난달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 앞에서 열린 '동료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묵념하고 있다. 연합

‘직원 사망 사건’으로 논란이 된 네이버의 직장 내 괴롭힘과 임금체불, 임산부 보호 의무 미준수 등 여러 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네이버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사망한 네이버 직원 A씨는 임원급 직속 상사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모욕적 언행을 겪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직장 내 괴롭힘과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A씨는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의도적으로 배제됐고 과도한 업무 압박에 시달렸다”며 “같은 부서 동료 직원 진술과 A씨 일기장 등 관련 자료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 내용을 다수 확인했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네이버가 A씨에 대한 괴롭힘 피해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사실확인 조사를 하지 않는 등 사용자의 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적발했다. 숨진 A씨를 포함한 여러 직원이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폭언·폭행, 과도한 업무부여, 연휴 기간 중 업무 강요 등 여러 건의 신고도 아무 조치 없이 종결했다.

고용부가 네이버 직원 4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절반 이상(52.7%)은 최근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10.5%는 6개월 동안 1주일에 한 차례 이상 괴롭힘을 당했고, 3.8%는 성희롱 피해도 경험했다. 한 피해자는 외부인들과 있는 자리에서 뺨까지 맞았다. 이 사건을 조사한 외부기관은 폭행 가해자에 대해 면직 의견을 제시했지만 네이버는 8개월 정직 처리했다. 결국 피해자는 회사를 더 다니지 못하고 퇴사했다.

임금체불 사태도 만연했다. 고용부는 네이버가 최근 3년간 전·현직 직원에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금품 86억70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또 임신 중인 여성 노동자 12명에게 시간 외 근로를 시키고 산후 1년이 안 된 직원에게 야간·휴일근로를 시킨 사실도 적발했다. 네이버는 올 상반기에만 매출 3조원 이상을 벌어들인 재계 서열 27위 기업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와 임금체불, 임산부 보호 위반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은 사건 일체를 검찰로 송치하고 과태료 부과 처분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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