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임기내 남북관계 복원’ 金 ‘코로나·식량난 타개’…공감대 이뤘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이 13개월 만에 연락채널 복원에 합의한 것은 임기내 남북관계 진전의 마지막 기회를 모색한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식량난 등 위기에 봉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기를 9개월여 남긴 문 대통령에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기회가 절실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과 극심한 식량난 문제를 겪고 있는 김 위원장도 대북제재 완화와 인도적 지원을 위한 북·미 비핵화 논의 재개를 위해 남측과의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결국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 담판’으로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동면 상태에 있었던 남북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8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탄력을 받았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이듬해 2월 북·미 정상회담 노딜(no deal) 이후 ‘올스톱’ 됐다. 경색 국면을 이어가던 남북 관계는 지난해 6월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로 급격히 악화됐다. 북한은 남북 간 통신채널 4개를 모두 끊었고, 일방적으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사와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 비대면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북한은 특별한 답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단절됐던 대화는 4·27 판문점 선언 3주년을 계기로 지난 4월 남북 정상이 친서를 주고받으며 다시 시작됐다. 이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0여차례 친서 교환을 통해 남북 관계가 오랜 기간 단절되어 있는 데 대한 문제점을 공유했다. 친서에는 코로나와 폭우 상황에 대한 위로, 남북 동포들에 대한 안부 인사도 포함됐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남북 정상의 ‘탑다운’ 외교로 다시 대화의 장이 만들어졌으니 향후 비핵화 성과가 날 수 있도록 성실하게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그러나 남북 대화의 본격 재개를 위해선 2018년 판문점선언의 상징으로 꼽히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한 데 대한 북한의 책임있는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최근 친서 교환 과정에서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임기 내 남북 정상회담 개최 여부도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정상 간 대면·화상 정상회담을 협의한 바 없다”고 했지만 외교가에선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 전에 비대면 화상회담이 이뤄질 수도 있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은 아직 복원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핫라인 통화는 차차 논의할 사안”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8월 한·미 연합훈련 축소나 연기 여부에 대해선 “통신선 복원과 한·미 연합훈련은 무관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훈련을 반대해온 북한이 대화 재개의 대가로 물밑에서 훈련 취소나 축소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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