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쥴리 벽화’ 의뢰자 “왜 문제? 난 文지지자 아냐”

국민일보 통화…“단순 풍자” 항변
논란 커지자 “30일 문구 다 지울 것”

서울 종로의 한 골목에 윤석열 예비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뉴시스

‘쥴리의 남자들’ 벽화를 의뢰해 논란을 일으킨 건물주 여모씨가 그림이 정치적 의도와 무관함을 주장했다. 여씨는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예비후보 아내가 ‘줄리가 아니다’라고 부인하지 않았느냐. 당사자가 아니라 하니 풍자적 의미로 의뢰한 것”이라 말했다. 동시에 “정치적 의도는 0.1%도 없다. 문재인 지지자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논라인 커지자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다는 뜻으로 지적된 문구는 내일(30일) 전부 지울 예정”이라고 알려왔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 한 중고서점 건물 옆면에는 2주 전쯤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는 문구와 한 여성이 묘사된 그림이 게시됐다. 쥴리는 윤 예비후보의 X파일 논란이 불거질 당시 그의 아내가 한 유흥업소에 일할 당시 사용했다고 주장된 예명이다. 벽화가 논란이 되자 야권에서도 ‘인권침해’ ‘정치폭력’ ‘저질비방’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다음은 여씨와의 일문일답.

-벽화를 왜 그렸나.
“코로나19 때문에 임차인이 다 나가니까 두 달 전 할 수 없이 서점을 차렸다. (벽화가 그려진) 뒷골목이 해가 지면 어두침침해져 미성년자들이 담배를 피우고 노상 방뇨를 한다. 골목을 밝게 해놓으니 미성년자 애들이 잘 오지 않더라. 2주 전쯤 화가를 불러서 벽에 그림을 그려달라 의뢰했다. 벽화에다가 단지 ‘쥴리’라는 글자만 넣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지 몰랐다.”

-정치적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닌가.
“나는 영원한 무당파다. 국민의힘 지지자도 아니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도 아니다. 정치에 1%도 아니고 0.1%도 관심 두지 않는다. 내년에 나이가 60인데 내가 무슨 정치적 의도를 갖겠느냐. 하루하루 사는데 골치 아파 죽겠다. 정치에 관심 가질 상황도 아니다.”

-다른 그림 있을 텐데, 하필 그 그림을 의뢰한 이유는.
“당사자들이 논란에 대해 부인했으니 풍자로 한 번 해본 것뿐이다. 요즘 세간의 제일 관심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그의 부인 아니냐. 가장 뜨거운 이슈니까 이니셜만 넣어서 한 건데 보수 팬들이 와서 난리를 치니까 어이가 없다. 표현의 자유도 없나. 나라가 미쳐가는 것 같다.”

-윤 전 총장 지지자들의 항의를 말하는 것인가.
“논란의 당사자들은 부인했는데, 열성 팬들이 오히려 윤 전 총장을 감싸는 게 반어법으로 말해 인정하는 꼴 아니냐. 그냥 그 벽화에 무관심하고 가만히 놔두면 조용히 아무 일도 없었을 거다. 지지자들이 오기 전에는 누가 와도 벽화를 보거나 사진 찍고 그런 적도 없다.”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등장한 가운데 서점 앞에는 보수와 진보 진영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윤성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라는 의혹도 있다.
“문재인 안 좋아한다. 솔직히 말해서 집값 가격 오른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세금으로 잡으려 하지 않았느냐. 문재인정부의 세금 정책이 아주 싫다. 내가 어떤 정치색을 갖고 있다거나 내게 어떤 정치적 배후가 있다는 증거를 단 0.1%라도 가져오면 돈 10억을 주겠다.”

-논란의 벽화는 지울 생각인가.
“오기가 생겨 그냥 두려고 한다. 내일모레 벽화가 있는 곳에 현수막을 붙일 예정이다. 그곳을 통곡의 벽이라고 명명하고, 나보다 더 표현하고 싶은 사람이 오면 낙서하라고 써놓을 생각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부각하겠다.”

여씨는 이후 국민일보에 문제의 벽화 속 문구를 지우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아래는 여씨가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
“배후설 등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다는 뜻으로 쥴리의 꿈 등 지적된 문구는 내일 전부 지울 예정입니다. 다만 ‘통곡의벽’이라는 현수막을 설치해 모든 시민들이 마껏 표현하고 풍자할 수 있게 낙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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