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앞두고…” 한꺼번에 입양된 대형견 행방 미스터리

충남 천안시에 있는 한 동물보호단체가 운영하는 유기견보호소로 입양된 대형 유기견들. 초복 중복을 전후해 행방이 묘연해졌다. 유기동물보호소 자원봉사자 제공

충남 천안의 한 동물보호단체에 머물던 유기견 십여 마리가 복날을 앞두고 사라져 논란이 일고 있다. 천안시는 사라진 대형 유기견들의 행방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섰으나 대부분 찾지 못했다.

29일 천안시의회 동물친화도시연구모임은 초복(11일)과 중복(21일)을 앞두고 지난 6일과 21일 충남 천안유기견보호소에서 한 동물보호단체가 운영하는 A유기견보호소로 대형견 16마리가 입양됐다고 전했다.

평소 입양률이 저조한 대형견들이 복날을 앞둔 시점에 특정 업체로 집중 입양되면서 이상함을 느낀 천안유기견보호소 자원봉사자들은 “대형견의 상당수가 다른 목적으로 입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천안시가 해당 유기견보호소에 입양된 16마리 대형유기견에 대한 행방을 조사했지만 찾은 유기견은 고작 4마리에 그쳤다.

해당 유기견보호소는 나머지 12마리의 행방에 대해 ‘잃어버렸다’,‘도망갔다’ 등의 답변을 내놓았다.

현장실사에 나섰던 천안시 관계자는 지난 27일 “D단체는 6일 입양한 10마리는 모두 잃어버렸고, 21일 입양한 6마리 중 1마리는 도망갔고, 1마리는 그냥 없어졌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며 “남아 있는 4마리의 보호 환경도 개가 살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고 판단해 다른 보호소로 모두 옮겼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단체는 시 지정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고, 천안시 차원의 조사 끝나면 이번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천안시의회 동물친화도시연구모임은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사건에 대한 천안시의 엄정하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동물친화도시연구모임 소복 의원들은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유기동물의 생명과 권리를 위해 힘쓰기는커녕 유기동물을 데려와 다시 유기(분실)시키고 있다”며 “위법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법적 절차를 통해 응당한 책임과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유기견 입양에 대한 최소한의 관리·감독도 하지 않는 천안시의 무책임한 행정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봉사자 B씨는 “안락사 없는 유기견보호소라고 홍보를 하고 있지만 입양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관리·감독도 하지 않고 일단 보호소에서 나가기만 하면 그만 인 것이냐”며 “이번 사태를 보면서 보호소를 나간 유기견들이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알지도 못한다면 더 처참한 삶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호소했다.

단체가 기증을 받겠다는 의사만 밝히면 유기견에 대한 소유권을 단체에 넘기는 것과 그 이후의 모니터링 없이 비용에 대한 청구 자료만 확인되면 60만 원의 지원금을 주는 것 또한 입양을 악용하는 상황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천안시에는 유기견을 기증받아 일반 입양을 대행해주는 3개의 동물보호단체가 시의 지정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이들에게는 유기견 치료와 생활 안정 등의 명목으로 마리 당 60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유기견에게 들어간 비용의 증빙자료를 첨부해 시에 제출하면 보조금을 주는 방식이다.

천안시 유기견보호소에는 현재 150여 마리의 유기견이 보호를 받고 있다.

이예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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