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부스터샷 필요” 주장은 화이자의 과장광고?

美의사 “제약사가 ‘백신효과 감소’ 우려 부추기며 부스터샷 홍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전 총리가 30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백신(부스터 샷)을 맞고 있다. 이스라엘은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부스터 샷 접종에 들어갔다. 텔아비브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델타 변이를 막기 위해 백신 부스터샷(추가접종)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제약회사의 ‘과장광고’라는 주장이 나왔다. 백신 접종자도 변이에 다시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지만 백신은 미접종자에게 주사하는 쪽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게 골자다.

미국암치료센터 의사인 잘랄 베그 박사는 31일(현지시간) 미 NBC방송 기고문에서 부스터샷이 델타 변이에 대한 방어력을 높여 준다는 화이자 측 설명에 대해 “의학 현실에 어긋나고 인체 면역체계의 정교함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베그 박사는 “화이자는 가장 낙관적인 기대치조차 뛰어넘는 놀라운 백신을 만든 다음 새로운 수십억 달러짜리 수요를 창출하려고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스터샷은 노인이나 면역이 약한 사람 외에는 효과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잘랄 베그 미국암치료센터 박사 트위터 계정

그는 지금까지 접종된 백신이 이미 면역체계를 구축해 코로나19를 물리치고 입원과 사망을 막는 목표를 달성 중이라고 본다. 베그 박사는 “이는 백신 접종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제약사의 수익에는 문제가 된다”며 “결국 사람들이 더 많은 백신을 필요로 할수록 그들의 주머니는 더 두둑해진다”고 말했다.

백신 완전접종률이 거의 60%로 가장 높은 나라인 이스라엘은 전날 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다. 2차 접종 후 5개월이 지난 60대 이상이 대상이다.

지난 5일 이스라엘 보건부는 94%였던 화이자 백신 접종 효과가 델타 변이 확산 후 64%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 신규 감염자의 약 55%는 백신 접종자였다고 한다.

화이자는 사흘 뒤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보건부가 발표한 실제 데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우리 회사 분석과 일치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백신 완전접종 후 6개월에서 12개월 안에 세 번째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해왔고, 계속 그렇게 믿어왔다”고 밝혔다. 얼마 후 이스라엘과 화이자는 3차 접종 물량에 대한 공급 계약을 비밀리에 진행했다.

베그 박사는 백신 제조사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백신 효과가 감소한다’는 우려를 증폭시키면서 ‘떨어지는 면역을 끌어올릴 수 있는 수단’으로서 부스터샷을 홍보한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백신이 감염을 완전히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의과대학 모니카 간디 교수는 “모든 백신이 약속하는 효과는 중증질환과 입원, 사망에 대한 것(예방)”이라며 “(감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살균면역에 약속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효과에 대한 너무 높은 기대감이 대중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모니카 간디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의과대학 박사 트위터 계정

베그 박사는 최근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된 논문을 인용해 “영국 연구에서 백신은 증상이 있는 질환을 예방하는 데 88%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결과에 실리지는 않았지만 아마 심각한 질환을 예방하는 데는 효과가 더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 측 통계에는 한계가 있지만 화이자 백신이 중증질환을 막는 데 90% 이상 성공적이라는 점도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베그 박사가 부스터샷의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결국 백신에 대한 반응이 손상되거나 강하지 않은 면역 저하자와 노인 같은 그룹은 추가 접종으로 방어체계를 유지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베그 박사는 “다만 코로나19가 삶의 일부가 된 세상에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제약사 경영진의 탐욕보다 과학이 백신과 공중보건 문제에 대한 추동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디 교수도 “기업의 CEO(최고경영자)들은 과학자가 아니라 이익을 추구하는 부스터샷 전달자”라며 “이 문제(부스터샷 필요 여부)를 논의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이해 충돌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자신의 트위터에 “부스터로 이익을 창출하려는 기업 대표들이 ‘부스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받는다는 점에 나는 계속 놀라고 있다”며 “(부스터샷) 대신 인도에 백신을 기부해달라”고 꼬집기도 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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