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PIC] 상대 선수 ‘쥐 나자’… 빛난 조구함의 품격 [영상]

메달을 땄는지, 메달 색이 무엇인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선수들이 피·땀·눈물로 그려낸 빅PIC처.
국민일보 [올림PIC]이 소개합니다.

조구함은 29일 2020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100kg급 4강에서 세계랭킹 2위인 포르투갈의 조르지 폰세카를 업어치기 절반으로 꺾었다. KBS 중계화면 캡처

2020 도쿄올림픽 한국 유도 첫 은메달을 따낸 조구함(29·KH그룹 필룩스)이 준결승전에서 손에 쥐가 나 고통스러워하는 상대에게 보여준 스포츠맨십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조구함은 29일 도쿄 닛폰부도칸(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100㎏급 4강에서 세계랭킹 2위인 포르투갈의 조르지 폰세카를 업어치기 절반으로 꺾었다. 그는 이후 진행된 일본 선수 울프 아론과 치른 결승전에서 패해 은메달을 얻었다.

그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순간은 다름 아니라 경기 도중 손에 쥐가 난 선수를 상대하는 모습이었다.

공격 도중 급작스럽게 쥐가 나 고통스러워하는 폰세카. KBS 중계화면 캡처

폰세카와의 준결승 경기가 시작된 지 1분이 채 안 됐을 때 폰세카는 갑자기 공격을 멈추고 물러났다. 왼손에 쥐가 났는지 손가락을 쫙 편 채 움직이지 못했다. 폰세카는 이리저리 손을 움직여봤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는지 허리를 숙이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기치 못한 쥐로 당황한 폰세카에게 조구함은 경기 도중임에도 그에게 시간을 주며 기다리는 배려를 보였다. 하지만 폰세카의 손은 쉽게 나아지지 않는 듯했다.

쥐가 난 손을 마구 때려보지만 빳빳해진 손은 여전하다. KBS 중계화면 캡처

폰세카는 답답한 마음에 소리를 지르고 손을 마구 때려보기도 했지만, 손은 여전히 빳빳하게 굳어있었다. 이를 눈치챈 조구함은 폰세카의 왼손 대신 최대한 옷깃을 잡으려 노력하며 경기를 이어갔다.

상대를 배려해 쥐가 난 손 대신 옷깃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조구함. KBS 중계화면 캡처

1분 남짓 남았는데 경기는 여전히 팽팽하게 진행됐다. 이에 해설위원은 “자기 싸움을 더… 손에 공방을 좀 더 치열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며 “물론 (폰세카 선수의 상태도) 안타깝지만, 조구함 선수 어쨌든 이겨야하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은 두고 집중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구함은 경기 종료 16초를 남기고 업어치기 절반을 따낸 뒤 남은 시간을 버텨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가 끝나고 서로를 꼭 안아주며 다독이는 두 선수. MBC 중계화면 캡처

경기가 종료되자 두 선수는 서로를 꼭 끌어안았다. 폰세카는 자신의 품에서 눈물을 터뜨린 조구함을 토닥토닥하며 다독여줬다. 각자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친 후 격려를 담아 따뜻한 포옹을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폰세카도 같은 선수로서 배려하는 조구함의 마음을 느꼈을 것”이라며 “진정한 스포츠맨십이다”라고 감동을 표했다.

조구함(왼쪽)이 29일 일본 도쿄의 닛폰부도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100㎏급 결승에서 패한 뒤 상대선수인 일본 울프 아론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도쿄=김지훈 기자

조구함의 품격과 매너는 결승전에서도 빛났다. 비록 패배했지만 그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오히려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상대 울프의 손을 번쩍 들어주며 승리를 축하해줬다. 조구함은 경기 후 “국가대표 선수 생활을 10년 이상 했는데 만나본 선수 중 (울프가) 제일 강했다”며 “저를 많이 연구하고 준비한 것 같아 패배를 인정하고 손을 들어줬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혈투가 계속되는 치열한 승부 가운데서도 잃지 않았던 조구함의 남다른 품격에 전 세계 팬들은 찬사를 보내며 그의 은메달을 축하하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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