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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자] 패인 묻자 연신 “죄송”… 김학범 감독님 유감

31일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김학범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범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31일 일본 요코하마의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멕시코의 8강전 경기에서 3대 6으로 패하자 연신 사과만 했다. 기자들은 구체적·전문적인 패인 분석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 “감독에 문제가 있었다” “모든 것은 제가 책임진다”는 반복적 사죄였다.

8강이라는 올림픽 성적도, 한 경기에서 6실점한 것도 분명 실망스럽다. 그렇다고 안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 때마다 명확한 분석 없이 감독이 모든 걸 책임지는 걸로 넘어가는 건 무책임하다.

한국 축구의 도전은 8강에서 멈췄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조직적이고 공격적인 축구엔 대표팀에서 볼 수 없었던 화끈함이 있었다. 조별리그 3차전 온두라스와 경기에선 끊임없는 전방 압박과 좌우 측면의 스피드를 앞세워 6대 0 대승을 거뒀다. 조별리그 10득점은 이번 대회에 나선 팀 가운데 최다 득점이다.

김 감독은 “충분히 우리가 맞받아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전처럼 강팀을 만나면 뒤로 물러서 잠근 뒤 ‘선수비 후역습’한 게 아니라, 우리 공격력으로 사생결단의 대결을 펼쳐본 것이다. 그 결과 6실점했지만, 한국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3골을 넣었다.

하이메 로사노 멕시코 감독은 “한국은 조직적인 팀이었지만, 이는 강점도 약점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날 승부를 가른 건 양 팀의 조직적 완성도 차이보단 선수 각자의 개인기나 발재간, 창의성의 격차였다.

31일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멕시코에 3대6으로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된 한국 김학범 감독이 이동경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뒤로 물러서 잠궜다면 승산이 더 있었을 거란 비판은 가정법이다. 국제무대 고비 때마다 수비만 한다면 선수들의 기량은 향상될 수 없다. 따라서 100%를 다해 강팀과 맞부딪쳐본 감독의 선택을 무조건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 문제는 어떤 축구를 시도했고 구체적으로 무엇이 부족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야하는지 리더로서 분석이 부재하단 점이다.

석고대죄만 해선 한국축구의 발전은 없다. 책임있는 리더라면 공과를 명확히 평가해야 한다. “감독이 잘못했다”는 말만 반복한 김 감독의 대응은 감독을 믿고 최선을 다한 뒤 눈물 흘린 선수들의 모습까지 안쓰럽게 만들었다. 그들은 누구를 믿고 뛰었나.

요코하마=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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