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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에게도 높았던 올림픽의 벽 “3년 뒤엔 메달”

[도쿄올림픽] 남자 골프 최종 합계 10언더파
“초반에 부담감, 다음엔 내 방식대로 치겠다”

임성재가 1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골프 최종 4라운드 18번 홀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성재(23)는 걸음마를 떼자마자 장난감 골프채를 휘두르고 놀았다. 이런 아들을 신기하게 여긴 아버지는 일곱 살 임성재를 골프장으로 데려가 자세를 잡아주고 스윙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부모의 헌신적인 지원을 만난 재능은 웬만한 노력으로 따라잡을 수 없는 성장을 불러왔다. ‘골프 신동’이라는 찬사가 임성재에게 끊이지 않았다.

세계 최고의 골퍼들이 몰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임성재는 겁을 내는 법이 없었다. 데뷔 시즌인 2018-2019시즌 PGA 투어에서 아시아 국적 선수 사상 최초의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임성재가 출전하는 대회 곳곳에 이정표가 세워졌다. 지난해 11월에는 ‘명인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악명 높은 난코스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미국 조지아주)을 준우승으로 완주한 최초의 아시아 국적 선수가 됐다.

이런 임성재에게도 올림픽 태극마크의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임성재는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첫날부터 스스로를 중압감으로 짓눌렀다. ‘3위 안에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혔다. 당연히 성급했다. 골프는 18개 홀을 나흘 내내 순회한 성적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종목이다. 시야를 시상대로 고정하니 샷도, 퍼트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게 1~2라운드에서 하루 1타씩만을 줄인 저조한 스코어카드를 적어냈다.

결국 임성재는 3라운드부터 마음을 조금은 내려놓고 자신의 방식대로 경기했다. 그러자 샷이 쭉 뻗고 퍼트가 정교하게 들어가기 시작했다. 마지막 4라운드까지 이틀간 보기 1개를 범하는 동안 버디 8개를 쓸어 담았다. 임성재는 그제야 PGA 투어에서 해왔던 자신의 방법대로 경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임성재는 이제 3년 뒤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골프의 사상 첫 메달을 조준한다.

임성재는 1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파71·7천447야드)에서 마지막 4라운드를 끝낸 도쿄올림픽 남자 골프를 최종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완주했다.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선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았다.

임성재는 경기를 마친 뒤 찾아온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준비한 것만큼 경기하지 못해 조금은 속상하다”며 “초반 이틀간 3위 안에 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혔다. 3위만 바라보니 내 방식대로 경기를 할 수가 없었다”고 생애 첫 올림픽을 자평했다.

그는 “3라운드부터 내 방식대로 치자 성적이 좋아졌다”며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다음엔 이렇게 해야겠다’는 생각과 경험을 쌓았다. 3년 뒤(파리올림픽)에는 메달을 따겠다. 그때는 내 방식대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금메달은 미국의 잰더 셔플리에게 돌아갔다. 셔플리는 이날 버디 5개를 잡고 보기를 1개로 막아 4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66타로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에 올라 미국에 금메달 1개를 선사했다.

사이타마=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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