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남은 광복절…靑 이재용 가석방 검토, 전직대통령은 추후 논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청와대가 광복절을 2주 앞두고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가석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큰 사면 대신 법무부가 주관하는 가석방 형식으로 재계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청와대는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은 시기상조로 보고, 연말이나 내년으로 논의를 미룰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일 “이 부회장 가석방에 대한 국민 여론이 우호적인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가석방은 법무부가 법과 절차에 따라 주관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이 부회장 사면 여부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내부 회의에서 이 부회장 사면 이야기를 한번도 거론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랬던 청와대가 여권을 중심으로 이 부회장의 가석방 가능성이 제기되고, 법무부가 관련 절차에 돌입하면서 “가석방은 논의해 볼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석방은 형 면제가 아니라 구금 상태만 풀려나는 것을 뜻한다. 거주지·해외 출국 제한이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원활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죄 선고 효력을 없애는 사면 조치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가석방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이 부회장을 사면하려면 수감 중인 다른 국정농단 관계자들과의 형평성이 문제가 된다”며 “형기를 60% 마친 이 부회장을 법과 절차에 따라 가석방하는 그림이 유력하다”고 했다. 현재 삼성물산 부당합병 의혹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이 사면 이후 다시 구속된다면 청와대로서도 부담이다.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국민일보 DB

기업인 출신인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제·산업 정책을 담당하는 이호승 정책실장이 코로나19 국면에서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며 재계의 요구를 청와대 내부에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가 논의되는 오는 9일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주시하며 물밑에서 법무부와 교감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 내부적으론 이 부회장 가석방에 대한 여권 지지층의 반대 의견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청와대는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을 우선 사면하고, 뇌물수수와 횡령 혐의로 구속된 이 전 대통령 사면은 유보하는 ‘단계 사면설’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전혀 검토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권에선 올해 연말이나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시점에 국민 통합 차원에서 두 대통령 사면 논의가 다시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주로 예정됐던 여름휴가를 연기했다. 대신 방역·백신회의와 폭염 현장 일정 등을 소화한다. 문 대통령은 올해 한번도 연차 휴가를 쓰지 않았다. 청와대는 “코로나 상황을 보며 휴가 일정을 다시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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