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킥보드 방심하다 얼굴·머리뼈, 치아 망가진다

전동 킥보드 사고 절반 가까이, 안면 전면부에 외상 초래

치아-안면 복합 골절, 뇌진탕도…“머리·얼굴 전체 보호 헬멧 착용 필요”

국민일보DB.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전동 킥보드 사고의 절반 가까이가 치아와 머리뼈 등 안면부 전체에 골절과 뇌진탕 같은 심각한 부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부터 전동 킥보드 운행 시 보호장비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여전히 잘 지켜지지 않고 있어 사고 감소는 요원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사고에 따른 부상 예방을 위해 머리 부분만 보호하는 헬멧이 아닌, 머리와 얼굴 전체를 보호하는 헬멧 착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김재영 교수팀은 2017년 1월~2020년 3월 전동 킥보드 사고 부상으로 응급진료센터를 찾은 256명(특히 머리뼈와 안면, 치아에 외상을 입은 125명 중심으로)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부상이 일어난 신체 부위(두개골, 두개안면 뼈, 치아, 연조직 등)와 부상 유형(골절, 열상, 찰과상, 타박상, 뇌진탕)별로 환자군을 분류했다.

그 결과 총 256명 가운데 125명(48.8%)이 두개안면부 외상이 있음을 확인했다. 외상 종류별로는 피부가 찢어지는 열상(56명, 44.8%)이 가장 흔했다. 뒤이어 뇌진탕(49명, 39.2%)과 치아 손상(27명, 21.6%), 피부 벗겨짐(17명, 13.6%), 두개안면 골절(16명, 12.8%)이 따랐다.
연령별로는 20대가 전체의 40.8%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전동 킥보드 탑승으로 두개안면부 또는 치아에 외상을 입은 환자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17년 12명에 불과하던 환자군은 2018년 16명, 2019년 61명, 2020년 36명(1분기만 측정)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2018년 9월에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는데, 같은 해 8월부터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가 본격 시작됐다는 점과 부상자 급증이 관계있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치아 외상을 당한 총 27명 가운데 15명은 복잡 치관 골절, 복잡 치관-치근 골절, 치아 탈구 및 치조골 골절 같은 중증의 치아 외상 증세를 보였다. 부위별로는 대부분이 앞니였고 위턱 치아가 아래턱 치아보다 외상 빈도가 더 높았다.

김재영 교수는 1일 “전동 킥보드는 바퀴가 작고 무게중심이 높게 설계된 탓에 도로에 생긴 홈에 바퀴가 쉽게 빠지고 급정거 상황이나 사람 또는 사물과 충돌했을 때 넘어질 가능성이 높아 부상으로 쉽게 이어진다”면서 “전동 킥보드 사고로 두개안면부와 치아에 외상을 입은 환자의 비율(48.8%)은 해외 연구결과들과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전동 킥보드 사고가 일어나면 뇌진탕이나 두개안면부 또는 치아의 외상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머리 부위만 보호하는 것이 아닌, 머리와 안면 전체를 막아주는 오토바이 헬멧같은 보호구의 착용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권고다.

김 교수는 “치아 손상의 경우 안면 골절과 함께 복합적으로 일어날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치아가 빠졌을 때 보존 치료로 살릴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 임플란트 같은 제2, 3의 특수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병원 신경외과 유지환 교수는 아울러 “머리뼈 안쪽 출혈(두개강 내출혈)은 심한 경우 생명을 앗아 갈 수 있어 매우 조심해야 한다. 의식장애는 물론 회복 후에도 마비 같은 후유증이 심각하게 남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치과외상학(Dental Traumat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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