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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 번복, 법대로 하자던 공무원…죽으니 연락” 울분

부산교육청의 행정 실수로 특성화고 대상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서 최종합격 통보를 받은 이모(19)군의 조회창. 약 1시간 뒤 해당 조회창은 '불합격'으로 변경됐다. 이군 측 유족 제공, 뉴시스

부산교육청이 시행한 특성화고 대상 공무원 시험에서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다가 행정 실수로 번복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부산교육청의 안일한 대응이 뭇매를 맞고 있다.

극단적 선택을 한 이모(19)군의 사촌누나 A씨(26)는 “아이가 죽기 전 답답함을 호소하면서 상황 설명을 요청할 때는 부산교육청 관계자들이 계속 무시하더니 죽고 나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 어이가 없다”며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동생과 똑같은 피해자가 나오기 전에 공무원 시험 평가 관련 제도를 개선해 달라는 것”이라고 1일 뉴시스에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으로 지난달 27일 숨진 이군은 전날인 26일 부산교육청으로부터 ‘2021년도 제1회 부산교육청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건축직 9급 시험’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군은 당일 오전 부산교육청 홈페이지에 접속해 합격 사실을 확인한 뒤 이를 사진으로 찍어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군이 불과 1시간 뒤인 오전 11시쯤 다시 조회했을 때는 최종합격에서 불합격으로 결과가 바뀌었다. 이에 이군은 모친 등과 같은 날 오후 부산교육청을 찾아가 설명을 요구했지만 관계자들은 “필기시험 결과를 잘못 본 것”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한다.

부산교육청의 이런 대응 이후 이군은 “숨이 잘 안 쉬어진다”며 호흡곤란 및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응급실에도 2번 실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다음 날에도 부산교육청은 이군 측에 연락을 하지 않았고,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 이군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결국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동생은 불합격 사실에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할 성격이 절대 아니다”라며 “불합격 통보에 대한 설명을 묵살한 부산교육청의 안일한 대처가 극단적 선택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생이 응급실에 2번 실려간 뒤에도 친척들이 부산교육청에 전화해 이런 사실을 알리고 설명을 부탁했지만 ‘조금 이따 전화하겠다’고만 하고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며 “친척들 입장에서도 병원에 실려간 동생에게 설명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너무 답답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동생이 결국 하늘나라에 간 날 저녁 임용 담당자들이 우리를 기다리겠다고 해서 교육청에 찾아갔는데 아무도 없었다”며 “당직자들한테 수십번 설명을 해서 임용 담당자 3명이 나왔는데 1명은 팔짱을 끼고 있었고 다른 1명은 ‘법대로 하자. 잘못한 것이 있으면 감옥에 가겠다’는 식으로 적반하장이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부산교육청 행정국장과 교육감한테 연락하려고 비서들한테 전화를 해도 ‘자리에 오면 연락을 주겠다’고만 하고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며 “동생이 살아있을 때는 응급실에 2번 실려갔다고 해도 들은 척도 안 하더니 결국 동생이 죽고 뉴스에 나오니까 사죄드린다면서 (관계자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이 제일 화가 난다”고 했다.

이어 “특히 교육청은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교육기관인데 당사자나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아니면 학교에 설치된 상담센터라도 연결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동생의 죽음 이후에야 부산교육청으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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