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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훈련과 자신감, 여서정-우상혁이 역사 바꾼 동력

큰 무대서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
동메달-한국 신기록의 원천
우상혁 “도전 속에 긍정 싣는다면 못 이길 건 없어”

동메달을 들고 손하트하고 있는 여서정. 연합뉴스

여서정(19·수원시청)과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이 한국 체조와 육상의 역사를 바꿀 수 있었던 건 반복적인 훈련이 이어지는 일상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땀 흘려 얻은 자신감 덕분이다. 2일 일본 도쿄의 올림픽 빌리지(선수촌)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두 청년은 전날 이룬 성취에 취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나이답지 않은 의젓한 모습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덤덤히 풀어놨다.

여서정은 전날 열린 여자 도마 결선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여자체조에 사상 최초의 메달을 안겼다. 처음 참가한 올림픽의 중압감도 이겨내고 1차 시기에선 난도 6.2짜리 ‘여서정’ 기술을 완벽하게 수행해냈다. 이는 그동안 수차례 같은 동작을 연마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서정은 “선수촌에선 (여서정을) 매일 연습했다. 착지가 불안해 착지 중점훈련은 물론 체력훈련까지 진행했다. 어떻게 하면 잘 될지 고민하면서 영상도 찍어 계속 돌려봤다”며 “기술을 성공하는 게 목표였는데 메달까지 따서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아버지 여홍철의 존재는 여서정에게 더 큰 부담이 됐을 법도 하다. 항상 ‘여홍철의 딸’로 불려야 했기 때문이다. 여홍철이 “이제 여서정의 아버지로 불리고 싶다”고 언급한 이유다. 하지만 여서정은 의젓했다. 그는 “아빠가 자기 그늘에 가려질까봐 걱정이 많으셨던 것 같다”며 “저는 뭐라고 불리든 상관없다. 저도 아빠의 길을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각 국 선수들과 바꾼 기념 뱃지들을 들어 보이는 '인싸' 우상혁의 모습. 연합뉴스

남자 높이뛰기에서 한국 신기록(2m35)을 세우고 역대 최고 순위(4위)까지 경신한 우상혁은 아예 자신감 그 자체였다. 경기장 안에선 도약에 실패하고도 실망하지 않고 미소 짓는 ‘긍정 멘털’을 과시했고, 선수촌 안에선 타국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기념품 교환을 요구하는 완연한 ‘인싸’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도 그는 “2m38은 제게 꿈인 기록이었지만, 어제 2m35를 뛰어보곤 꿈을 이루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단 생각이 들었다”며 “‘마의 벽’이라는 신장의 50㎝ 이상을 꼭 뛰어내 ‘50클럽’에 들어간 뒤 목표를 더 높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처음부터 자신감에 찼던 건 아니었다. 8살 때 당한 교통사고로 발 크기가 달라 균형을 잡기 힘들자, 더 많은 반복훈련을 통해 불리함을 극복해냈다. 지금의 자신감은 훈련의 대가다. 우상혁은 “저도 수많은 실패를 반복해 여기까지 왔다. 아직 완성형도 아니고 이제 시작”이라며 “실패를 쿨하게 떨쳐버리고 계속된 도전 속에 긍정을 싣는다면 못 이겨낼 건 없다”고 말했다.

역사를 바꾼 두 청년이지만, 행복은 소소하게 누리고 있는 중이다. 여서정은 “어제 메달을 옆에 두고 잤는데, 앞으로 어디에 둘지 생각 중”이라며 반색했다. 우상혁도 “(식단 조절 탓에) 매일 양념되지 않은 음식만 먹어서 어제는 제게 제일 매운 불닭볶음면이란 선물을 줬는데, 너무 맛있었다”며 웃었다.

도쿄=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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