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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대우조선해양 배상액 97억원 줄어든 이유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로 손해를 입었다며 배상을 청구한 우정사업본부가 받을 배상 액수가 2심에서 대폭 줄었다. 분식회계가 언제부터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재판부 판단이 달라진 영향이 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6부(부장판사 차문호)는 대우조선과 고재호 전 대표, 김갑중 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우정사업본부를 운영하는 국가에 15억48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공동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전체 배상 금액 가운데 최대 5억1400만원은 당시 외부 감사를 맡았던 안진회계법인이 부담하도록 했다.

앞서 대우조선은 2012∼2014년 매출액을 부풀리거나 자회사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은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고 전 대표와 김 전 CFO는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각각 징역 9년과 6년형이 확정됐다. 대우조선에 투자했던 우정사업본부 등 기관은 분식회계로 인해 피해를 봤다며 대우조선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대우조선이 우정사업본부에 112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1심 재판부는 “허위 기재사업 보고서 등을 제출한 대우조선과 회계법인이 주가하락의 손해를 공동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구체적으로는 허위로 기재된 반기보고서가 제출된 다음 거래일인 2013년 8월 16일부터 분식회계 사실이 처음 보도되기 전날인 2015년 7월 14일까지 주가하락에 분식회계의 영향이 있다고 봤다.

2심도 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액수는 15억여원으로 크게 줄었다. 1심에서 인정한 기간 가운데 2013년 8월 16일부터 2015년 5월 4일 이전까지는 분식회계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2015년 5월 4일은 대우조선이 2006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전환될 것이란 보도가 나온 날이다. 대우조선 측은 “이날 전까지는 분식회계로 부양된 주가가 유지된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졌다”며 손해배상 범위에 포함할 수 없다고 항변했는데, 2심에서 이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2심 재판부는 “이 기간 동안 대우조선의 주가는 35% 하락한 반면 다른 중공업의 주가는 각각 35%, 52.3% 하락했다”며 “이 시기 조선사들의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업계 전반의 경기불황이 심각하고 장래 회복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판시했다. 대우조선이 회계장부에 손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보도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업계 다른 회사처럼 대우조선도 손실이 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다뤘을 뿐 해당 정보가 시장에 널리 퍼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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