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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수업서 만난 다이빙… 우하람 ‘4위’ 새 역사 썼다

[도쿄올림픽]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선 4위
메달권 바로 앞까지 다가간 韓 다이빙 최고 성적 또 경신

우하람이 3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다이빙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도쿄=김지훈 기자

우하람(23)은 부산 사직초 1학년생이던 2005년 방과 후 수업으로 다이빙을 시작했다. 바닥이 보이지도 않는 수심 5m 수영장으로 만 7세 꼬마 우하람은 구명조끼를 입고 뛰어들었다. 헤엄도 못 치던 소년에게 다이빙 동작을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수영장 바로 옆에는 언제나 동작을 익힐 트램폴린이 놓였다. 재능을 보였던 그에게 교사는 정식 훈련을 권했다.

다이빙 선수로서 우하람의 기량이 만개하기 시작한 건 권경민(39) 코치를 만난 뒤였다. 지금도 우하람이 ‘멘토’로 삼는 지도자다. 컴퓨터게임을 좋아하는 우하람의 취미와 일상은 또래들과 다를 게 없었지만, 권 코치가 말한 횟수보다 두 배나 많은 훈련을 소화해내는 근성과 성실함은 가지고 있었다. 우하람은 권 코치의 지도 아래에서 2014 인천아시안게임 은·동메달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이든 올림픽이든 다이빙 금메달은 대부분 중국의 몫이다. 수영에서 다이빙은 서구식 근력을 요하는 경영과 다르게 아시아 선수에게도 기회를 부여한다. 그 기회를 1988 서울올림픽부터 중국이 대부분 독식했다. 1960 로마올림픽부터 출전해온 한국 다이빙은 메달을 단 하나도 수확한 적이 없다. 우하람에게 평생의 꿈이 있다면 반세기를 넘긴 한국 다이빙의 숙원이고 자신의 ‘멘토’도 한 번도 이루지 못했던 올림픽 메달이었다.

올림픽 메달은 이번에도 우하람의 목에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거의 손에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왔다. 우하람은 3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다이빙 3m 스프링보드에서 6차 시기 합계 481.85점으로 4위에 올랐다. 4위는 시상대 바로 밑의 순위다. 한국 다이빙 역사에서 단 한 번도 랭크된 적이 없는 곳에 우하람이 처음으로 도달했다.

앞선 올림픽에서 한국 다이빙의 최고 성적 보유자도 우하람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10m 플랫폼 결승에서 우히람은 11위에 올랐다. 당시의 결승 진출만 해도 한국 다이빙 사상 최고의 업적으로 기록됐다. 우하람은 두 차례 출전한 올림픽에서 모두 결승에 오르고 순위를 메달권 바로 앞까지 끌어올렸다. 금·은메달은 이번에도 중국에 돌아갔고, 우하람의 바로 앞에 영국의 잭 로저가 동메달 시상대에 올랐다.

우하람은 경기를 마친 뒤 “즐기면서 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수가 있었다. 입수에서 아쉬웠다”면서도 “올림픽에서 4위에 오른 것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우하람은 3차 시기에서 난도 3.8의 연기를 91.20점으로 처리해 한때 우승권까지 다가가는 듯 했지만, 5차 시기의 실수로 68.40점의 미흡한 점수를 받아 메달권 밖으로 밀렸다.

우하람에겐 아직 10m 플랫폼이 남았다. 오는 6일 예선이 시작된다. 우하람은 “할 수 있는 것들로 준비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도쿄=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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