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연락채널 복원 요청…식량난으로 전시비축미 공급”

국정원, 국회 정보위 보고
“김정은, 건강 이상 없다”


국가정보원이 최근의 남북 연락채널 복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3일 밝혔다. 북한은 식량난으로 전시 비축미까지 공급하고, 쌀 가격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남북이 통신연락선을 통해 매일 두 차례 정기적으로 통화하고 있고,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서도 지난달 29일부터 매일 한 차례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정보를 정상적으로 교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여야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전했다. 국제 상선 통신망은 이날부터 정상적으로 교신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부연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에 호응한 배경과 관련해 “지난 4월부터 남북 정상 간 수차례 친서 교환을 통해 남북 신뢰 회복과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했다”며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 이행 여건을 탐색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및 한·미 당국 간 긴밀한 대북정책 조율 결과를 주시하면서 우리 정부가 향후 북미관계 재개를 위해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정원은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가 정상회담을 제안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남북이 판문점 공동연락사무소 설치를 추진한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열악한 식량 사정으로 전시 비축미까지 활용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하 의원은 “올해 곡물 부족 상황이 악화하자 전시 비축미를 ‘전량 세대(곡물이 끊어진 세대)’와 지방 기관 및 기업소 근로자에게 공급했다”며 “쌀을 포함해 주민들이 민감해하는 곡물 가격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식량의 경우 북한의 1년 수요가 548만t인데 약 100만t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재고량도 바닥났는데 하계 곡물인 보리와 감자를 40만t 가량 수확해 추수 때까지 버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쌀값이 6월까지 급등하면서 연초 대비 최대 2배까지 올랐다가 7월에는 진정세를 보였다”며 “지금 다시 상승추세”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폭염·폭우로 인한 피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은 “북한이 가뭄 방지를 국가 존망의 문제로 강조하며 주민 경각심을 제고하고 있다”며 “폭염으로 온열질환에 따른 사상자가 발생하고 가축이 폐사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8월중에는 북한 전역에 많은 비가 예상돼 김 위원장이 폭우 대책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미국의 대북제재 조정 또는 유예와 관련해 “북한이 광물 수출 허용, 정제유 수입 허용, 생필품 수입 허용 등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생필품에는 고급 양복과 양주 등 평양 상류층이 사용하는 물품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서는 “이상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위원장이 사상 첫 전군 지휘관·정치간부 강습을 주재한 자리에 뒷머리에 ‘파스’를 붙이고 등장하면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국정원은 “패치는 며칠 만에 제거했고 흉터는 없었다”며 “가벼운 걸음걸이와 깊숙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장면을 볼 때 이상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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