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판례 맹신’ 與 언론중재법에 “기준도 없이 형벌하나”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 등을 담은 언론중재법의 처벌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재판부가 결정하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사법부의 판례가 축적되면 그에 따라 처벌하면 된다는 취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명확한 기준도 없이 형벌을 가하겠다는 셈”이라며 “언론의 자유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민주당이 강하게 입법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명백한 허위, 왜곡, 조작 부분에 대해서만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입법에 향한 언론계의 반발이 커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곧바로 법률상 허위나 조작, 고의 중과실 등에 대한 정의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박 의장은 “법리적 판단은 법원에서 하지 않겠느냐”며 “법원의 판례에 준해서 판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판례에 따라 이 정도면 최대 (손해액의) 몇 배 징벌적 판결을 받는다는 사회적 기준이 생기지 않겠느냐”라며 “사법부에서 사회적 의견들을 들으면서 수위를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징벌적 손해배상은 형벌을 내리는 형사처벌에 준하는 제도”라며 “법률에 따른 명확한 기준 없이 전적으로 법원에 판단을 맡긴다면 언론이 자체 검열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안을 구체화하려는 노력도 없이 일단 만들어놓고 보자는 식으로 입법을 강행한다면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셈”이라며 “사법부 판결에도 비판을 서슴지 않는 민주당인데 언론 기사에는 어떻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최대한 이달 안에 언론중재법 처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박 의장은 이날 “야당과 최대한 협의하겠지만 필요에 따라 국회법 절차에 따를 것”이라며 민주당 단독표결 가능성도 시사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지난달 27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위를 통과한 뒤 전체회의 상정을 앞둔 상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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