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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는 이준석’과 ‘장수 윤석열’ 공존 해법 있나

당대표, 1위 주자 주도권 다툼 해석도
“尹이 조금씩 맞춰가야 할 듯”
윤, 어깨띠 두르고 국힘 입장 독려 동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역 앞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홍보 활동을 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선장’ 이준석 대표와 거물급 ‘신입 선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한 배에서 무탈하게 공존할 수 있을까.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경선 버스’에 조기 탑승하는 전략적 선택을 한 이후에도 양쪽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하는 모습이다. 대세론을 타고 가려는 윤 전 총장과 경선 운전대를 꽉 잡고 가려는 이 대표 간 주도권 다툼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윤 전 총장 캠프 정무실장을 맡은 신지호 전 의원은 3일 라디오에 나와 “‘기습 입당’이 아니다. 이 대표와 윤 후보가 무슨 적대적 관계도 아니고, 큰 틀에서 (입당 문제가) 공유된 상태에서 특정 날짜만 윤 후보가 정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지난달 30일 지방 출장으로 부재중인 시점에 윤 전 총장이 입당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자 수습에 나선 것이다. 신 전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결례까지는 아니다. 실무적으로 배려하지 못한 참모진을 질책해 달라”고 했다.

실제 이 대표는 지난 2일 윤 전 총장 입당 환영식이 있기 몇 시간 전 라디오에 출연해 “(입당) 형식에 있어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 어떤 경로로든 (당대표 일정은) 다 파악할 수 있는 것인데, 이건 좀 의아하긴 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전 총장 환영 행사 직전에 열렸던 또 다른 대선후보 장성민 전 의원 입당식 때 분위기와 비교해 윤 전 총장에 대한 의도적 ‘군기잡기’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이 대표가 장 전 의원을 두고는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자” “깊은 식견과 균형 잡힌 시각” 등으로 추켜세운 반면, 윤 전 총장의 경우 특별한 개별 소개 없이 “국민의힘 경선 버스에 탑승해주신 것을 정말 감사드린다”는 수준의 인사만 전해 온도 차를 보였다는 얘기다.

여권도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틈을 벌리려는 모양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총장이 마치 특수부 검사가 압수수색 영장을 갑자기 예고 없이 집행하듯이 입당을 했다”며 “당대표를 노골적으로 무시한 행위가 아닌지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고 언급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국민의힘 입당 환영식에 참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선수와 심판, 공생 모색할 듯”

이 대표는 윤 전 총장 입당 전부터 ‘가깝고도 먼’ 관계를 유지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을 ‘비빔밥 속 당근’에 비유했다가 당내 친윤(친윤석열) 그룹 중진들로부터 “당대표가 야권 후보를 깎아내린다”는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 대표가 ‘8월 경선버스 출발론’을 내세워 윤 전 총장 입당을 거듭 압박하는 과정에서도 양쪽 간 불편한 기류가 흘렀다.

국민의힘 주변에서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튀는’ 이 대표와 선 굵은 ‘장수’ 기질의 윤 전 총장 스타일상 당내 경선이 본격화되면 양쪽 진영 기싸움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두 사람이 ‘정권교체’라는 큰 목표 달성을 위해 전략적 차원에서라도 공생의 길로 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국민의힘 김용태 최고위원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한 명은 선수고 한 명은 심판인데, 서로 각을 세울 필요는 없지 않나”며 “이 대표도 네거티브 대응단을 준비하는 등 선수를 보호하려 하고, 윤 전 총장도 굳이 심판과 신경전을 벌일 필요가 없으니 이런 연장선에서 관계 설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이 대표에 비해 약한 지점이 2030 세대의 지지”라며 “2030을 포용하는 메시지를 내면서 이 대표와 시너지 효과를 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어차피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를 위해 같이 가야 할 1호 주자”라며 “두 사람이 점차 (호흡을) 맞춰갈 텐데, 이 대표는 먼저 맞춰갈 스타일이 아니라 윤 전 총장이 조금씩 이 대표에 맞춰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서울시 강북권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尹 “정치는 처음이라…발언 유의하겠다”

윤 전 총장은 신입 당원으로서 ‘국민의힘과 한 식구’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이날 국민의힘 ‘험지’인 서울 은평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뒤 지하철 6호선 응암역 앞에서 진행된 당원 배가 캠페인에 동참했다.

윤 전 총장은 당명이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모든 힘을 모아 달라” “국민의힘 당원이 돼 달라”고 호소했다. 또 인사말에서 “마침 내가 중·고등학교를 나온 지역구여서 고향에 온 것 같이 마음이 푸근하다”고도 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최근 ‘부정식품’ ‘주 120시간 근무’ 등 발언이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앞으로 많이 유의하겠다”며 유감을 표했다. 그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발언이 정제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정치를 처음 시작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어 “검사 시절에는 재판부와 조직 수뇌부, 같은 팀원 분들을 설득하는 것이 일이었다”며 “정치는 조금 다른데, 제가 설명을 자세히 예시를 들어서 하다 보니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것이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지호일 이상헌 강보현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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