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를 왜 신치라고 부르냐…중국어 표기 철회해야”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를 ‘파오차이(泡菜)’에서 ‘신치(辛奇)’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이를 철회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는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신치로 바꾼다는 문체부의 발표를 철회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명예교수는 “수백년 동안 사용해온 우리의 자랑스러운 고유명사인 김치를 ‘신치’로 불러야 하는 이유가 뭐냐”며 “문체부의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치는 많은 외국, 특히 중국 사람들도 거의 다 아는 명사”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김치를 대신해 신치를 제정한 것은 자칫 한국이 김치라는 말을 포기하고 신조어를 사용하기로 했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치에 새 이름을 붙이면 중국 외에 다른 외국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미 김치를 알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혼란을 주고, 김치를 홍보하는 데 사용하는 용어의 일관성 결여로 홍보 효과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명예교수는 “어느 사회, 어느 국가라도 자신들에게 없는 문화를 이해하기 쉽도록 명명하기 위해 자신의 문화와 가장 근접한 용어를 택한다”며 “중국인들도 한국 김치가 자신들의 파오차이와 다른 점을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지금까지 줄곧 ‘한궈 파오차이(韓國泡菜)’라고 불러온 만큼 괄호 안에 [Kimchi]라는 영어 발음표기를 병기해주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고유명사를 중국 사람들이 어떻게 쓰고 읽을 것인지는 완전히 그들의 문제”라면서 “(중국이) 코카콜라를 ‘커커우커러(可口可樂)’로 쓰는 것은 그들이 스스로 문자 생활을 위해 고안한 것이지, 미국이 나서서 지어준 게 결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맥락에서 우리가 나서서 김치라는 고유명사와 고유 발음을 버리면서까지 신치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우리의 자존심을 스스로 버리는 어리석은 처사이자 망국적인 신사대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김 명예교수는 “우리가 신치라는 용어를 철회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중국인들은 ‘한국에는 신치가 있으니까 김치는 중국의 고유음식”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며 “고유명사 포기로 한반도 전체를 자신들의 소수민족으로 치부하려 드는 중국의 계략에 절대 휘말려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11시 기준 73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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