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꽃놀이패에 국가안보 ‘흔들’…軍 “정치권이 상황 고조” 불만

北 훈련 중단·강행 모두 이득
결단 않는 靑 “의견 두루 듣고 결정”
‘안보공백’ ‘한·미 분열’ 우려 목소리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던진 ‘꽃놀이패’에 한·미연합훈련이 정치적 협상의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국가안보가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북한으로선 훈련 중단이든 강행이든 어느 쪽으로 결론나도 잃을 게 없지만, 남측은 방어훈련조차 못하는 ‘안보 공백’에 처하게 된다. 여권을 중심으로 한 자중지란에 훈련 주체인 군 안팎에선 “정치권이 상황을 고조시켰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남북 통신선을 복원한 뒤 나온 김 부부장의 한·미연합훈련 경고 담화는 그 어느 때보다 남남갈등을 극대화하는 노림수로 평가된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가 띄운 ‘훈련 연기’를 국가정보원이 뒷받침했고, 범여권에선 70명이 넘는 의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형국이다.

연합훈련 중단이 결정되면 북한으로선 자신들이 원했던 최상의 성과를 얻는 셈이고, 궁극적으로는 한·미 이간질 효과도 낼 수 있다. 훈련이 예정대로 시행되면 반발할 명분을 얻게 돼 추후 군사도발을 감행하고 남·북·미 관계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북·미 관계를 고려해 지키고 있었던 ‘모라토리움’을 깨고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시도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한미연합훈련을 놓고 여야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5일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 캠프 케이시에서 미군 자주포와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 안팎에선 정치권이 연합훈련을 흔드는 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른다. 군 관계자는 5일 “김여정 담화가 추가된 것 외에 본질적으로 상황이 달라진 게 없는데 정치권까지 나서 연판장을 돌리는 등 상황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성토했다.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미연합훈련이 정치적 협상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군 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하지 않아 연합훈련을 둘러싼 논란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미연합훈련은 시스템에 의해 군 당국이 실무적으로 조율하고 결정하게 돼 있다. 대통령이 결정한 적이 없다”며 “한·미연합훈련을 할 때 북한이 이번 담화보다 더 센 반응을 여러번 해왔는데, 왜 대통령에게 초점이 맞춰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수차례 반발에도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며 안보 측면에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엔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대화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자 정치적 배경까지 적극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조건부 연기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남측의 이런 태도가 미국과의 관계를 흔들며 한·미동맹을 시험대에 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정치적 이유로 훈련을 중단하려는 움직임 자체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불신을 키우고 미국의 한반도 공약을 약화할 수 있다”며 “이는 동맹에 금이 가는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의 대북 지원은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통일부는 이르면 다음 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고 민간단체들의 대북 인도협력 사업에 100억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선 박세환 김성훈 기자 ys8584@kmib.co.kr

김여정이 뒤흔든 한·미연합훈련…軍은 “흔들림 없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