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국, 씽씽 달릴 수 있게!’…이재용 가석방 가시권

대구 중구 인교동에 위치한 옛 삼성상회 건물 앞에서 8일 오전 대구 중구 성내3동 주민들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사면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에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에선 가석방을 넘어 특별 사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단체들은 가석방해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8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9일 열리는 법무부 가석방 심의위원회에는 이 부회장 가석방도 안건으로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부로 형기의 60%를 복역해 가석방 요건을 채웠다. 가석방이 결정될 경우 13일에 출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 가석방에 대해 우호적인 여론이 많은 데다 점점 치열해지는 전 세계 반도체 경쟁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총수 부재로 중요한 전략적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정치권과 일반 대중의 가석방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 부회장이 풀려나면 중요한 투자와 인수합병(M&A) 추진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일본 닛케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 60~70%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반도체 부족 현상이 불거지면서 미국, 유럽 등이 앞다퉈 반도체 공급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고 하고 있다. 파운드리 1위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국에 공장 6개를 짓기로 하는 등 격차를 벌이고 있고, 인텔은 글로벌 파운드리 인수에 나서며 파운드리 시장 판도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반도체는 한국 전체 수출에서 19.3%일 정도로 국가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를 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이 부회장 부재로 중요한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며 머뭇거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반도체특위 위원장 변재일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TSMC에 도전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밖에 없다”면서 “전략적 의사결정이 필요한데 총수 결심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사면 필요성을 언급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정상적인 경영을 위해 특별 사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4월 경제5단체가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했고, 한미정상회담 이후 청와대에 초청된 4대 그룹 회장들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했다. 가석방의 경우 경제사범에 적용되는 취업제한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에 취업제한이 적용되는 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삼성 입장에선 논란거리 없이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길 바라고 있다.
윤순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이 4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시민단체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부당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총수 구속과 그룹 경영, 산업 경쟁력 강화, 투자 등 국가 경제 성장은 무관하다는 건 역대 총수 구속 선례에서도 검증됐다”면서 “유전무죄, 정경유착을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4일부터 과천 법무부 청사 앞에서 가석방에 반대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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