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빛고을 태극전사 도쿄올림픽 일등공신…‘아름다운 도전’ 박수 갈채

3관왕 오른 안산 선수 등 광주전남 출신 한국 성적에 절대적 기여. 코로나19와 폭염 속에 국민들에게 위안 안겨


지난달 23일 개막해 8일 폐막한 도쿄올림픽에서 광주·전남 출신 태극전사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한국 선수단이 획득한 금메달 6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 중 금 4, 은 1, 동 2개를 따내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9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총 206개국 1만1000여 명의 선수들이 33개 종목에서 금·은·동메달 각 339개씩 총 1017개를 놓고 열띤 경쟁을 벌인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은·동 가릴 것 없이 총 20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선수단은 ‘감동으로 하나 되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2020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7개 이상, 종합 10위권 진입이라는 애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유례없는 코로나 19 상황으로 1년여 지연 끝에 개막식을 치를 만큼 올림픽 개최와 대회 출전 자체가 마지막까지 불투명했다.

하지만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 4개의 금자탑을 쌓은 양궁뿐 아니라 비인기 종목인 체조, 육상, 펜싱 종목과 배구 선수단 등 한국 대표팀이 불사른 투혼은 코로나 19와 불볕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안겨줬다는 평가다. 메달의 빛깔에만 매달려 경직된 경기를 펼치던 종전과 달리 선수들은 경기를 스스로 즐기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 선수단이 종전보다 월등히 많은 12개 종목에서 4위를 기록해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무척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그런데도 육상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 선수,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우하람(23·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아름다운 4위’에 찬사를 보내는 이들이 많아졌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치는 성숙한 체육문화가 자리매김했다는 방증이다.

각 종목의 저변과 메달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 출신 태극전사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하계 올림픽 양궁 최초로 금메달 3관왕에 오른 광주여대 안산(20)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로 발돋움했다. 그가 ‘금 과녁’을 명중시켜 목에 건 금메달 3개는 단순히 금메달을 기준으로 한 국가별 순위 경쟁에 절대적 이바지를 했다.

혼성단체전, 여자단체전, 여자개인전 금메달을 휩쓸어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서향순을 시작으로 한 광주의 ‘신궁’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 2012 런던올림픽 기보배, 2016 리우올림픽 최미선과 2000 시드니· 2004 아테네 장용호(남자단체), 2008 베이징 주현정(여자단체)까지 더하면 광주 출신 양궁 금메달리스트는 6명, 금메달 수는 11개나 된다.

광주시청 소속 전웅태(26) 근대5종 선수의 동메달도 인상적이다. 한국 선수단에 마지막 메달을 안긴 ’한국 근대5종의 간판’ 전 선수는 1964년 도쿄 올림픽부터 이 종목에 출전한 한국이 얻은 57년 만의 값진 첫 메달을 기록했다. 척박한 훈련 여건에서도 불굴의 도전 정신으로 한국과 광주의 위상을 높였다.

전 선수는 폐막 하루 전인 지난 7일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영국과 이집트 선수에 이어 1470점으로 동메달을 거머쥐는 신기원을 달성했다. 한국 최초의 근대5종 메달리스트이자 만능 스포츠맨으로 등극한 것이다.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 실력의 우열을 이 종목에서 지금까지 한국의 역대 최고 성적은 11위였다.

광주 서구청 강영미(36) 펜싱선수도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단체전에서 다른 선수 3명과 팀을 이뤄 은메달을 합작했다. ‘미모 검객’으로 불리는 강 선수는 대표팀 맏언니로 예선부터 결승까지 솔선수범해 후배들의 투혼을 끌어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의 해당 종목 메달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예페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이를 극복하고 영광스러운 올림픽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일군 김정환(38), 구본길(32)은 전남을 연고로 한 국민체육진흥공단 소속이다. 김 선수는 개인전 동메달도 함께 따냈다. 순천시청 소속 여자유도 강유정(25) 선수는 비록 메달리스트의 꿈을 뒤로 미뤘으나 ‘삭발투혼’으로 감동을 줬다.

강 선수는 두 차례 무릎 수술과 잇따른 부상으로 고전하다가 대회 직전 계체량 통과가 힘들게 되자 문구용 가위로 망설임 없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삭발한 뒤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경기에 나섰다.

이번 올림픽에 광주시에서는 선수 15명과 임원 6명, 전남은 선수 28명, 임원 3명 등 31명을 파견했다. 광주시는 오는 11일 눈부신 활약을 펼친 광주 출신 태극전사들의 공로를 격려하기 위한 환영식을 개최한다.



역대 하계올림픽 가운데 한국 선수단이 거둔 역대 최고의 성적은 금메달 12대, 은메달 10개, 동메달 11개를 따낸 1988년 서울 올림픽이다. 1992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한국은 금메달 1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12개로 선전했다.

이어 2008년 베이징(금 13, 은 11, 동 8), 2012년 런던(금 13, 은 9, 동 8)올림픽도 30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했다. 제33회 파리올림픽은 2024년 7월26일부터 8월11일까지 치러진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광주 출신 태극전사들은 코로나 19 여파로 우여곡절 끝에 치른 도쿄올림픽 17일간의 여정에서 첫 메달(양궁 안산)과 마지막 메달(근대 5종 전웅태)을 획득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며 “광주의 명예를 드높여준 선수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