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생일인데 잔고 500원…아빠 울린 피자 사장님[아살세]


생일엔 아이가 원하는 걸 무엇이든지 해주고 싶은 게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겁니다. 설령 형편이 어렵다고 해도 말입니다. 그렇기에 수중에 정말 돈이 하나도 없었던 여기 한 아버지는 마음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생일에 아이가 먹고 싶다는 걸 사줄 수 없었기 때문이죠. 아빠는 염치없지만, “나중에 돈을 드리겠다”며 피자 가게에 간곡한 부탁을 했습니다. 그리곤 손 글씨가 적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피자를 선물 받았습니다.

선행의 주인공은 피자·치킨 프랜차이즈 ‘피자나라치킨공주’ 인천 구월만수1호점 점주입니다. 아이 생일에 배려를 받은 일을 아버지가 SBS에 알렸고, 부녀의 사연은 공중파를 탔습니다.

7세 딸을 홀로 키우는 A씨는 코로나로 직장을 잃은 뒤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어린 딸을 봐줄 사람이 없어 제대로 된 일을 구할 수도 없었는데요. 설상가상으로 딸이 피부병을 앓으면서 큰 지출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아이의 생일이 다가왔지만, A씨의 수중에는 돈이 없었습니다. 그는 당시 571원이 통장잔고에 있었다고 기억했습니다. 아이는 생일에 피자와 케이크를 먹고 싶다고 했지만, 아빠는 그 소박한 꿈을 들어줄 수 없었습니다.

A씨는 몇 차례 주문했던 피자·치킨 가게에 부탁하기로 했습니다. “7세 딸을 혼자 키우는데 당장 돈이 없어 부탁드립니다. 20일 기초생활비 받는 날 드릴 수 있습니다. 꼭 드릴게요”라고 이야기를 해본 것이죠. 잠시 후 피자가 배달되었습니다. 배달 전표엔 ‘결제 완료’ 처리를 했고, 상자 겉엔 큼지막한 글씨로 “부담 갖지 마시고!!! 또, 따님이 피자 먹고 싶다고 하면 연락 주세용”라고 적혀있던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피자였습니다.

SBS가 찾아간 선행의 주인공은 32살의 피자가게 사장님인 황진성씨였습니다. 그는 “저는 이게 되게 크다고도 생각 안 했었다”며 “(부녀에게)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고 어려운 시기에 다 같이 힘냈으면 좋겠고 따님이 드시고 싶으시면 연락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도 전했습니다.

아이가 고맙다며 그린 그림을 취재진이 선물하자 사장님은 “이런 걸 처음 받아봐서. 오히려 이렇게 해주시니까 제가 더 감사하고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라며 웃었습니다.

이 사연은 여러 커뮤니티마다 퍼지고 있는데요. 특히 젊은 피자 가게 사장님 선행에 감동하며 “저 가게 ‘돈쭐’ 내러 가야겠다”며 가게 주소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포털사이트 지도에 할 수 있는 가게 별점에 별 다섯 개를 찍고 말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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