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됐던 국민의힘 ‘돌고래와 멸치’ 다툼…‘떼싸움’으로 비화

홍준표·유승민, 이준석 ‘두둔’
‘친윤’ 재선의원 16명, 이준석 비판 집단행동
원희룡도 이준석 공격 가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대선 경선 흥행을 위해 기획했던 ‘예비후보 토론회’가 집안 싸움의 불씨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체급이 다른 13명이 대선 경선에 뛰어든 탓에 예견됐던 ‘자중지란’의 경로에 빠져들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돌고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고등어·멸치’ 비유를 받는 다른 12명의 후보들 간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이준석 대표와 윤 전 총장 측 간의 감정 다툼으로 시작됐던 이번 논란은 ‘떼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이 대표를 두둔했다. 반면,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 대표를 공격했고, ‘친윤석열’계 재선 의원 16명은 이 대표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토론회를 둘러싼 말싸움은 13일에도 계속됐다. 윤 전 총장 측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경준위가 직접 경선의 일환인 토론회를 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토론회가 열릴지 자체부터가 불확실한 것 같다”고 김을 뺐다. 또 “뭐 그렇게 급하신가”라고 꼬집었다.

뒤이어 출연한 유 전 의원 캠프 대변인 김웅 의원은 “토론이 그렇게 두려우면 사실 대선에 나오는 것 자체가 조금 무리한 게 아닌가”라며 “민주당 이낙연, 이재명 후보 등 쟁쟁한 분들하고 토론해야 하는데 그것도 무섭다고 피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13일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한 공정한 경선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재선의원 성명서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권주자 토론회를 정견 발표로 바꾸는 타협책을 모색했으나 경준위가를 이를 거부하자 토론회 원안을 유지키로 결정했다.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발표회를 언급해 경준위에서 논의했으나, 토론회 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옳겠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옆에서 자꾸 쑤신다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면 꼴이 어떻게 되겠나”라며 "토론회를 없앨 경우 또 다른 분란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대권주자들에게 주인공의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 대표가 성공의 기억과 권력에 도취해있다”며 “자신 손바닥 위에 대선 후보들을 올려놓고, 자신이 기획 연출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려 한다”고 쓴소리했다.

국민의힘 재선의원 16명은 성명서를 내고 “중차대한 시점에 이준석 대표가 내부를 향해 쏟아내는 말과 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특정 후보 진영 분들이 주동이 돼 무리 지어 당 대표를 공격하는 일이 없도록 자중하기를 바란다”면서 “당 대표가 중심이 돼야 한다”며 이 대표를 감쌌다. 유 전 의원도 “어느 캠프든 당 지도부와 너무 갈등을 빚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토론회가 몇 번이 열리든 다 참석할 생각”이라고 이 대표를 거들었다.

경준위는 토론회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윤 전 총장과 원 전 지사를 제외한 11명을 대상으로 토론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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