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흰머리 늘고 야윈 이재용, 가석방 후 서초사옥 직행

방송화면 캡처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파기환송심으로 법정구속돼 재수감된 지 207일만인 지난 13일 오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 자택 대신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들께서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 부회장이 경제 활성화 기여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가석방으로 출소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기간동안 보호관찰을 받게 되고, 징역형 집행 종료 후 5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뉴시스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광복절을 맞아 가석방으로 풀려나고 있다. 뉴시스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가석방으로 출소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기간동안 보호관찰을 받게 되고, 징역형 집행 종료 후 5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뉴시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두고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되어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오전 10시 10분쯤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왔다. 몰려든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숙인 이 부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저에 대한 걱정과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같은 소감을 밝히던 중에도 한 차례 더 고개를 숙였다.

수감 중 충수염을 앓은 이 부회장은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늘어난 흰머리도 눈에 띄었다. 7개월 간 몸무게가 약 10㎏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소감을 밝힌 뒤 제네시스 승용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갔고 이 차량은 곧바로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향했다. 이 부회장이 탄 차량은 이날 11시쯤 사옥에 도착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는 2018년 2월 석방 당시에는 출소 직후 삼성의료원에 입원 중이던 부친 고(故) 이건희 회장을 찾아갔았다. 또 수감 기간에 건강이 상해있고 취업제한 이슈는 해결된 것이 아니라, 이 부회장이 출소 당일 고 이건희 회장이 잠든 수원 선영을 먼저 찾거나 자택에 가서 휴식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휴식 없이 출소하자마자 곧장 회사로 직행한 것은 그만큼 시급한 현안들을 챙기겠다는 강한 뜻을 드러낸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당장 전 사장단을 소집한 공식 회의를 주재한 것은 아니지만 집무실에서 일부 핵심 사업부 사장 등 경영진과 미팅을 하며 업무 현안들을 보고 받고 파악하면서 경영 일선 복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당장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격차 지위를 갖기 위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과제가 산적하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20조원대 미국 파운드리 공장 건설 투자 프로젝트 확정이 임박해 있다. 평택캠퍼스 추가 투자, 인공지능 등 미래 사업 분야 인수합병 등도 이 부회장의 복귀와 맞물린 시장의 관심 사안이다. 삼성SDI의 미국 배터리 공장 진출도 조만간 가시화할 전망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도 이 부회장에 대한 역할을 주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앞으로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와 행보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의 가성방을 두고 여권 일각과 진보진영의 반발이 이어지자 “가석방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께서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반대하는 국민의 의견도 옳은 말씀”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역시 “그동안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요구하는 측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구축, 백신 확보 등을 명분으로 내걸었다”며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로서는 이런 국민의 요구가 있으니 이 부회장이 이에 부응하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찬반이 대립하고 있지만, 코로나 위기 극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 가석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입장 발표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이 내려진 지 나흘 만이다. 법무부는 지난 9일 8·15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했다. 이 부회장은 보호관찰을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보호관찰관의 지도·감독을 따라야하고 5년의 취업제한 대상 조건으로 가석방됐다.

이같은 결정에 정치권을 비롯한 곳곳에선 찬반 논쟁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계속 침묵을 이어갈 경우 논란이 계속 증폭돼 국론분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참여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부회장에게 특혜를 준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며 문 대통령의 직접 해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이 언제 언급하는 게 좋을지 저희도 고민하고 있었다”며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 부회장이 실제로 가석방되는 날에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지난 정권에서는 야권 인사로서 재벌 총수 가석방에 반대하다가 이제는 입장을 바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이 관계자는 “별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언급했다.

문 대통령 언급처럼 반도체·백신 분야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크다. 이 부회장의 행보 중 평택 반도체 사업장이나 삼성바이로직스의 백신 위탁생산 현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국민 신뢰 회복 의지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17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에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이 부회장이 명절 연휴를 이용해 해외 사업장을 찾은 전례가 많아, 9월 추석 연휴에 해외 출장을 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가석방 상태에서 해외 출국을 위해서는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다만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활동 복귀 일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취업제한 이슈는 정부가 해제해주지 않는 한 계속 안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일단 불가피하다”며 “이 부회장이 코로나19 상황에서 국가 경제에 기여하라는 구원투수 역할을 주문 받았으니 막중한 부담감을 안고 빠르게 경영 행보를 펼쳐 나가며 기대에 부응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오후 7시20분쯤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복귀하며 출소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구치소에서 나온 후 곧바로 경영진과의 회의를 진행한 후 약 9시간 만이다. 오는 19일엔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이 예정돼 있으며 프로포폴 혐의 첫 재판은 다음달 7일로 연기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