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부동산정책 저격수’ 김헌동 SH사장으로 임명할까

현 정권 부동산 정책 강하게 비판해온 시민운동가, 오 시장에 대한 기대감 나타내기도

김헌동 본부장(가운데)이 14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 아파트 시세 분석결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온 김헌동(66)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 재공모에 지원했다.

SH 관계자는 14일 “김헌동 본부장이 SH 사장 후보로 지원한 건 맞는다”며 “다음 주부터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심사를 거쳐 이달말쯤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건설업계에 있다가 2000년부터 경실련에 몸담아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 등을 맡았다. 김대중 대통령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동생이다. 김 본부장은 현 정부의 잇단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폭등하자 이를 비판하며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저격수’로 불렸다. 최근에는 SH의 공공 주택 고가 분양 의혹도 제기하기도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13일 차기 SH 사장 후보자 접수 마감 결과 김 본부장을 포함한 4명이 지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SH 임원추천위원회는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심사를 거쳐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복수로 후보자를 추천하게 된다. 복수의 후보자 물망에 벌써부터 김 본부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오 시장이 김 본부장을 최종 후보자로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 관계자는 15일 “SH 사장 공백이 길어지지 않도록 SH임원추천위원회에 최대한 빨리 후보자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김현아 후보자 사퇴를 계기로 인사제도를 보완하라는 오 시장의 지시가 있어 강화된 검증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검증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이 SH 사장으로 임명되기 위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서울시의회의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앞서 서울시는 SH 사장 후보자로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을 지명했으나 시의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다주택 보유 사실이 논란이 됐다. 여론이 악화되자 오 시장은 임명 강행에 대한 부담을 느꼈고 결국 김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6만3000세대 시세변동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관료들이 서울 아파트값 폭등 사실을 숨기고 거짓 통계로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며 “경실련은 문재인정부와 제1야당이 표를 얻기 위해 아파트값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슨 짓을 하는지 밝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또 SH가 지난 14년간(2007~2020년) 공공분양 사업으로 3조1000억원(1채당 평균 8000만원)의 높은 이익을 챙겼다며 SH 사업의 거품을 강하게 비판해온 인물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난 뒤 언론 인터뷰에서 오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시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했다. 지난 10여년간 나는 오세훈을 칭찬해왔다. 지난 2006년 5월 오세훈 시장이 처음 시장이 됐을 때, 후분양제·분양원가공개 등을 제안했다. 못할 줄 알았는데 약속을 지켰다. 오세훈은 그렇게 해서 집값을 잡았던 사람이다. 문재인 정부보다는 훨씬 나을 거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 시장이 공약한 재건축 규제 완화와 관련해선 “시장 하나 바뀌었다고 재건축 규제를 제멋대로 풀고 할 수 없다”며 “(무차별적인 재건축 규제 완화는)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공공부지를 개발해 토지임대부 형태로 2~3억원에 아파트를 공급하면 집값은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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