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 오르고 실적은 사상 최대…HMM, 파업 전운 걷어낼 수 있을까

지난 3월 1만6000TEU급 컨테이너 1호선 ‘HMM 누리’호가 중국 옌톈에서 만선으로 출항하는 모습. HMM 제공

HMM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해상운임도 상승세를 멈추지 않으면서 HMM 육·해상 노조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양 노조 모두 이번주에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을 진행하는 만큼 이번주가 HMM 파업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육·해상 노조는 오는 18~20일 각각 3차 조정회의와 1·2차 조정회의를 진행한다. 현재 HMM 노조는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를, 사측은 임금 5.5% 인상과 격려금 100% 지급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육상노조(사무직 노조)는 19일 진행되는 3차 조정회의에서도 의견을 조율하지 못하면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해상노조(선원 노조)는 18일 1차 조정, 20일에 2차 조정을 진행한다.

전정근 HMM 해상노조위원장은 “조정회의에 들어가면 실질적으로 조정안이 사측 안을 수용하라는 쪽으로 모아질 것으로 예상돼 무난하게 쟁의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조정 결과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HMM 노조는 지난해 말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8%대의 임금인상을 요구했지만 파업에 따른 물류대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사측 의견이 크게 반영된 2.8% 인상의 조정안을 받아들인 바 있다. 노조는 작년과 같은 상황은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올해 상황이 작년과 크게 다르다는 점은 노조 측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HMM은 올해 상반기 매출 5조3347억원, 영업이익 2조4082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2분기는 매출 2조9067억원, 영업이익 1조3889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였던 1분기 실적도 넘어섰다. 통상적으로 크리스마스와 블랙프라이데이 등을 앞두고 물동량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많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영업이익이 5조원을 달성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전 세계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항만 적체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HMM의 하반기 전망을 밝게 한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해운운임이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4281.53포인트를 기록해 14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주요 수출항로인 유럽 노선은 소폭 하락했지만 HMM의 주력 노선인 미주 서안 노선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5744달러를 기록하며 7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미주 동안 노선 역시 1FEU당 1만452달러로 전주(1만167달러) 대비 285달러나 올랐다.


문제는 해운운임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HMM 노조가 파업을 하게 되면 국내 수출기업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국내 수출입 물동량의 99%는 해운이 맡고 있다. 특히 장기계약을 맺어 SCFI 지수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은 주로 단기계약을 맺고 있어 해운운임의 가파른 상승세와 선복 부족에 따른 타격을 고스란히 입게 된다. 이에 정부가 나서 국적선사의 가용선박을 총동원해 임시선박을 투입하는 식으로 중소기업의 부담을 낮춰주고 있지만,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이 파업을 하게 되면 이마저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한종길 성결대 글로벌물류학부 교수는 “정부가 나설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 본다”며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보고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돼서 이 문제를 끌고 가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