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검증 미뤄지고, 北에 통보 안한 한미 훈련…北은 침묵

한·미연합지휘소 훈련 시작
北 무력 도발 가능성도
성 김 美 대북대표 21일 방한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이 시작된 1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차량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이 16일 시작됐다. 코로나19 상황과 남북 관계 등을 고려해 훈련 규모는 대폭 축소됐다. 그동안 훈련 시작에 맞춰 일정을 북측에 통보해온 군 당국은 이번엔 북측의 반발을 고려해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시작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경고성 담화를 잇달아 내놓은 만큼 저강도 무력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전날 야간 본훈련 개시를 위한 준비를 시작으로 이날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이번 훈련은 오는 26일까지 실시된다. 주말을 제외하고 총 9일간 실기동 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훈련은 지난 3월 전반기 훈련 때보다 규모가 더 축소됐다. 훈련에 투입되는 우리 측 증원 인력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필수 인원만 참여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최소화됐지만 방어·반격 시나리오 틀은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 축소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필수적인 미래연합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은 이번에도 실시되지 않는다. FOC 검증은 총 3단계에 걸친 전작권 전환의 두 번째 단계로, 올해 전반기 지휘소훈련 때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만료 전 전작권 전환과 연내 전작권 전환 시기 도출 계획은 무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 연합사령부는 일종의 검증 연습만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군 당국이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시작한 16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임진강변 북측에서 북한군이 초소 근처에 모여 있다. 연합뉴스

유엔군사령부는 통상적으로 연합훈련 개시에 맞춰 훈련 일정과 성격 등을 북측에 통보해왔지만 이번 훈련에서는 통보 절차가 생략됐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연합훈련에 반발해온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소식통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직접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고, 이미 훈련 소식을 접했을 북측에 훈련 실시를 통보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우리 측 훈련에 대해 아직까지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 징후 등 특이동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훈련 개시에 반발해 대남 비난 담화를 쏟아내며 긴장을 고조시킨 것과는 대조적이다. 양측 긴장이 격화한 상황에서 무력시위가 자칫 우발적인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우발적 충돌에 대한 북한의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측이 김여정 부부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명의로 이틀 연속 담화를 발표하고 한·미 연합훈련 시행을 강도 높게 비판해온 만큼 훈련 기간을 그냥 지나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측은 전반기 한·미 연합훈련 당시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해안포 포문들을 개방했고, 훈련 직후 동·서해상으로 각각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 개량형)과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성 김(가운데)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6월 청와대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북핵 협상을 총괄하는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오는 21∼24일 방한을 추진하면서 남북 교착상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그의 방문을 통해 미국이 연합훈련 기간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있다. 성 김 대표 방한에 맞춰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차관 방한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미·러 3자 북핵수석대표 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남북은 지난달 27일 통신연락선 복원을 기점으로 관계 개선을 기대했다. 그러나 북측이 한·미 연합훈련 실시를 문제 삼아 지난 10일부터 다시 남북 통신선 정기 소통에 불응하고 있어 한반도 정세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성훈 손재호 기자 hunhun@kmib.co.kr

16일 한·미 연합지휘소훈련…북한 ‘맞불 시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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