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발 난민 위기 촉발하나…인접국 대규모 유입 우려

아프가니스탄 정부군과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간 교전을 피해 북부 지역에서 탈출한 난민들이 13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의 한 모스크(이슬람 사원) 안뜰에 모여 앉아 있다. 아프간에서는 수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이들 상당수는 카불로 몰려들었다. AFP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각국은 대규모 난민 위기를 우려하고 있다. 아프간 인접국들은 이미 수용소가 포화상태에 이른 상태에서 난민이 몰려들 것을 걱정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100만명 이상이 난민 신청을 했던 시리아 난민 사태가 되풀이될 것을 경계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올해 아프간을 떠난 난민은 40만명에 달한다. UNHCR의 아프간 대표인 캐롤라인 밴 뷰런은 유로뉴스에 “매주 2~3만명의 난민이 이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 정부가 무너지면서 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난민 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아프간 인접국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북서쪽으로 길게 아프간과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에는 이미 국경을 넘은 아프간 난민이 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은 앞으로 더 많은 난민이 몰려들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동쪽 국경을 통해 넘어오는 난민을 위한 임시수용소를 마련했다.

특히 중동에서 유럽을 향하는 길목에서 400만명 이상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터키의 우려가 크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이란을 통한 아프간 이민자 유입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터키에선 최근 난민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난민에 대한 반감이 큰 상태다.

6년 전 대규모 난민 사태를 겪은 유럽에선 갈등이 재점화할 분위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프간 사태로 난민 문제를 둘러싸고 분열이 재개됐다고 보도했다. 2015년에도 시리아 내전으로 EU에 132만여명의 난민이 몰리면서 각국은 첨예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여전히 EU는 공동 난민 보호 정책과 난민의 공정한 분산에 대해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당초 망명 신청이 거절된 아프간 난민들의 강제 추방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는 강제 추방을 중단하겠다며 노선을 바꿨다. 프랑스도 망명을 거부당한 이들에 대한 추방을 멈췄다. 앞서 아프간 정부는 자국민에 대한 강제 추방을 오는 10월까지 중단해줄 것을 EU에 요청했다.

반면 오스트리아는 강경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A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보호가 필요한 이들은 원래 출신국 인근에서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리투아니아는 이달 초 벨라루스를 통해 들어오는 이민자에게 필요하다면 무력을 행사하라는 방침을 세우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EU의 결속력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EU는 18일 내무·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아프간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마르가리티스 쉬나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이탈리아 매체 라스탐파에 “아프간의 위기는 유럽이 새로운 이주 협약에 합의할 시점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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