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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공동 부유’ 발표에 텐센트 9조원 내놨다

中당국 빅테크 옥죄기로 각종 규제받는 텐센트
“공동 부유 프로젝트에 500억위안 투입” 호응
향후 부자 증세 가능성 제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티베트(시짱)자치구 중심도시 라싸의 한 거리를 둘러보며 주민들과 인사하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분배를 강화하는 ‘공동 부유’를 제시한 지 하루 만에 인터넷 기술 기업 텐센트가 9조원에 달하는 거금을 내놨다. 중국 당국의 규제 칼날에 납작 엎드린 텐센트가 고소득층과 기업이 가진 부를 나누겠다는 국정 기조에 가장 먼저 호응한 것이다. 중국에선 향후 부자 증세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19일 재일재경에 따르면 텐센트는 전날 500억위안(약 9조525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공동 부유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텐센트는 “국가 전략에 대한 적극적인 호응”이라며 “중국의 빈곤 탈출 승리로 공동 부유 촉진에 좋은 조건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텐센트는 이 자금으로 의료, 농촌 경제, 교육 등의 분야를 장기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텐센트는 “개혁개방의 흐름 속에 성장한 과학 기술 기업으로서 어떻게 하면 기술과 디지털화 능력으로 사회 발전을 도울지 고민하고 있다”며 “사회에서 얻은 것을 환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텐센트는 마윈의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당국으로부터 반독점, 데이터 보안 규제 등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 베이징시 하이뎬구 검찰은 이달 초 텐센트가 운영하는 메신저 위챗의 청소년 모드에 청소년보호법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공익소송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전방위적인 빅테크 때리기가 이어진 지난 9개월 동안 텐센트 창업자 마화텅의 자산은 16조원 줄었다. 안 그래도 중국 당국 앞에 자세를 바짝 낮추고 있는 텐센트가 새로운 국정 기조가 발표되자마자 가장 먼저 호응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17일 베이징에서 공산당 핵심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중앙재경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 시 주석은 “공동 부유는 사회주의의 본질적인 요구이자 중국식 현대화의 중요한 특징”이라며 “질적 발전 속에서 공동 부유를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가을 열리는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 짓는 시 주석이 장기 집권 정당성을 위해 분배 문제를 들고 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이날 회의에서 공동 부유를 실현하기 위해 고소득층과 기업이 가진 몫을 줄여야 한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공산당은 “고소득층에 대한 조절을 강화해 법에 따른 합법적 소득은 보장하면서도 너무 높은 소득을 합리적으로 조절하고 사회에 더욱 많은 보답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은 파이를 키우면서 동시에 분배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지만 국정 기조의 방점은 명확하게 분배 쪽에 찍혀 있다는 평가다. 중국 공산당은 “1차 분배와 재분배가 연결된 제도를 구축하고 세수와 사회보험 확대 등을 통해 분배의 정밀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중국에선 부자 증세 같은 세금 관련 후속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슝위안 궈성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정부가 개인 소득세를 인하하는 대신 부동산 보유세, 상속세, 자본 이득세 도입을 앞당기고 자선 기금이나 공공 기부금에 대한 우대 조치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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