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위한 기술개발 착착…조선업계, IPO 등 자금조달도 활발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연료 추진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삼성중공업 제공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선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선박에 대한 환경 규제들이 강화되며 친환경 선박으로의 교체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기술 개발과 이에 대한 투자 확대에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삼성중공업은 19일 노르웨이 선급인 DNV로부터 ‘암모니아 레디 초대형원유운반선’ 기본설계에 대한 AIP(기본승인)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암모니아 레디’란 액화천연가스(LNG)와 디젤 연료로 추진하는 선박을 향후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으로 개조할 수 있도록 사전에 선체 구조, 연료탱크 사양, 위험성 평가 등을 설계에 반영한 선박을 말한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데다 공급 안정성과 보관·운송·취급이 비교적 용이해 저탄소, 탈탄소 시대에 적합한 선박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이뿐 아니라 삼성중공업은 미국 블룸에너지사와 함께 선박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로 추진하는 LNG운반선 개발에도 성공해 지난달 1일 DNV로부터 AIP를 획득한 바 있다. SOFC는 선박 추진 엔진을 대체해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고, 온실가스도 크게 감축시킬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우조선해양은 국책과제인 ‘한국형 친환경 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디펜스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등 13개 ESS 관련 국내 전문 연구기관 및 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3년 내 세계 최고 수준의 리튬배터리 기반 ESS를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 우리나라 조선업체가 건조할 대형선박에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걸 목표로 한다. 이밖에도 국내외 주요 산업계, 대학 및 연구소와 ‘친환경 스마트 선박 유체기술 글로벌 R&D 네트워크’도 구성해 협력 연구도 수행 중이다.

대우조선해양 시흥R&D 캠퍼스 내에 있는 예인수조. 실제 선박과 동일한 형상으로 축소 제작한 모형선으로 해상에서의 선박 저항, 추진, 운동, 조정 성능 등의 실험을 수행한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이처럼 조선업계가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는 전 세계적 ‘탄소중립’ 움직임뿐 아니라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이 기준을 충족한 선박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IMO는 2025년까지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30% 이상, 2050년까지 7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간 친환경 연료로 분류돼온 LNG로도 장기적으로는 IMO의 규제 기준을 맞추기 어렵게 되면서 암모니아와 수소, 전기 추진 선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일단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하게 되면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는 건 시간문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지난달 이슈 보고서를 통해 “IMO의 해상 환경규제 강화로 노후선 조기 교체 압력이 높아지며 신조선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며 “향후 10년간 연평균 370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규모의 신조선 발주가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에 조선업계의 자금 조달 시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10일 현대중공업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대 1조8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 이중 7578억원을 친환경 기술 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암모니아선박, 전기추진 솔루션, 가스선 화물창 개발 등 무탄소 시대를 대비한 친환경 선박의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선박·자율운항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사용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7일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우선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한 뒤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 기술개발 및 스마트 조선소 구축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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