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평생 야당만 할 거냐” vs 野 “민주당, 탈레반처럼 점령군”

언론중재법 개정안 두고 여야 공방 격화
국민의힘 총력 저지 투쟁 예고
외신기자클럽 “자유로운 언론 환경 후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상임위 단독 처리 기세를 몰아 오는 25일 본회의 처리를 계획 중인 더불어민주당은 개정안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권을 ‘탈레반’으로 규정하고, 언론중재법 개정안 저지를 위한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외신기자들도 언론중재법 개정안 일방 처리에 대한 반대 성명을 내고 저지 행렬에 힘을 보탰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해 “일부 야당 대선 후보와 언론들이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법이라고 하는 것은 견강부회”라며 “벌적 손해배상에서 정치 권력은 제외했고 선출직 공무원도, 대기업도 뺐다. 경제·정치권력을 다 뺏는데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법이라고 비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야당 및 언론의 ‘언론재갈법’ 비판을 정면돌파한 셈이다.

송 대표는 또 “이 법은 언론이 가진 엄청난 사회적 영향력과 파급력에 기초했을 때 국민이 입을 피해에 대한 피해구제법”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하고 회의장 질서를 무력화한 야당에 유감을 표한다”며 “야당은 무턱대고 반대할 것이 아니다. 평생 야당만 할 생각인가”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야당 및 언론단체, 학계 등의 반발에도 전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계속되는 반발에도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 의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은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 총력 저지를 선언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제2의, 제3의 조국을 만들어내고 날개를 달아주는 조국 지키기법에 불과하다”며 “민주당이 날치기 처리한 언론재갈법은 악법 중의 악법이며 독재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원내대표는 “이 법은 정권 말 각종 권력형 비리보도를 가짜뉴스라고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도임이 명백하다”며 “이 법으로 인해 조국 장관 후보자 검증을 위해 언론이 각종 보도를 쏟아내더라도 사생활 침해라는 이유로 열람차단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여권을 ‘탈레반’에 비유해 맹비난했다. 그는 “청와대와 민주당은 마치 탈레반처럼 점령군이 돼 완장을 차고 독선과 오만으로 우리나라 근본을 통째로 뒤집어왔다”며 “사법부, 헌법재판소, 검찰을 장악해 법치주의를 짓밟고 있고 수사권을 경찰에 넘긴 후 권력자가 필요할 때는 (사건을) 들춰내고 자신들의 비리는 덮어버리고 있다. 유권무죄, 무권유죄를 아예 대놓고 하려고 법도 마음대로 고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정치적 방법은 말할 것도 없지만 헌법재판도 동원해서 국민여론에 호소하겠다”며 “법적·제도적 장치들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외투쟁은 당장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앞에서 열린 언론중재법 철폐투쟁 범국민 공동투쟁 위원회 결성식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서울기자외신클럽은 이날 성명을 내고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 처리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서울외신기자클럽 이사회는 “언론중재법 개정 움직임으로 인해 그간 대한민국이 쌓아 올린 국제적 이미지와 자유로운 언론 환경이 후퇴하게 될 위험에 빠지게 됐다”며 “민주사회의 기본권을 제약할 수 있는 논란의 소지가 큰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소탐대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적 합의 절차를 거쳐, 시민 언론 피해 구제 강화와 함께 언론자유와 책임을 담보하는 균형적 대안을 차분하게 만들자’는 한국기자협회 등 국내 언론단체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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