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다른 게 뭐냐” 떡볶이 ‘먹방’ 비난에 이재명 반박

황교익TV 유튜브 영상 캡처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일 유튜브 채널 ‘황교익TV’에 출연해 ‘먹방(먹는 방송)’을 촬영한 사실이 알려저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이 지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무유기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발했던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박 전 대통령과 뭐가 다르냐는 취지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이 지사는 박 전 대통령과는 달리 상황을 모두 파악하고 지휘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논란이 지난 20일 오전 자진사퇴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번엔 당시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15시간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 ‘먹방’ 영상을 촬영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이어졌다..

영상을 촬영한 지난 6월 17일 이 지사는 황씨와 떡볶이, 단팥죽을 먹으며 영상을 촬영했다. 당시 경기 이천 쿠팡 물류센터엔 불길이 치솟아 15시간째 사투를 벌이고 있었고 김동식 소방구조대장이 구조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 비난이 쇄도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 윤희숙 의원 등이 앞다퉈 비난했다. 특히 지난 2016년 이 지사가 “대통령의 제1의무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고 세월호 침몰 시 구조 책임자는 당연히 대통령”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세월호 7시간’ 관련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한 것이 재조명됐다.

유승민 캠프 이기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화재발생 당일 오전, 순직한 소방관의 고립 사실을 보고 받았음에도 이같은 일정을 소화했다”며 “1400만 경기도민 생명을 책임질 지사의 책무를 버린 것이다. 그런 사람은 대선 후보는커녕 도지사 자격도 없다”고 비난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는 국민 안전에 문제가 생겨도 소방관이 위험해도 하고 싶으면 유튜브를 합니다”라며 “양심이 있으면 대선후보는 물론 지사직도 사퇴하라”고 꼬집었다.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름 없는 소방관들이 그렇게 목숨을 걸고 구조활동을 벌일 때 경기도 최고 책임자인 이재명 지사는 무얼 하고 있었다. 황교익 씨와 창원까지 내려가 떡볶이 먹방을 찍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정크푸드 같은 분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온 나라를 헤집어 놓고 다니다니,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질까 등골이 오싹해진다”고 했다.

윤희숙 의원도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도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전 국민이 그 참혹한 소식을 들으며 애태울 때 도지사가 멀리 마산에서 떡볶이 먹으며 키득거리는 장면은 사이코패스 공포영화처럼 소름 끼친다”며 “긴말 필요 없고 정상인 범위를 이렇게 벗어난 사람이 공직에 있는 것을 참아줄 국민이 어디 있겠느냐. 경기도지사건, 대선후보건 모두 당장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여권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이낙연 후보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실이라면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그런 큰 화재가 났으면 당연히 도지사는 즉시 업무 복귀하고 현장을 살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전 총리는 이어 “명백한 과오에 대해 구구한 변명은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며 “국민께 진솔하게 사과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했다.

이같은 비난이 쏟아지자 경기도는 곧바로 설명자료를 내고 “이천 쿠팡 화재 당시 이재명 지사는 남은 경남 방문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복귀했다”고 해명하며 이 지사 일정 시간표를 공개했다.

“17일 오전 경남 현장에서 ‘대응 1단계 해제’ 보고를 받은 후 오전 11시 경남과의 협약식에 참석했고, 이후에도 이 지사는 행정1부지사를 화재 현장에 파견해 화재진압 상황을 살펴보도록 했다”고 한 경기도는 “사전에 예정된 경남교육감 접견,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현장방문, 영상촬영 등의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화재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행정지원 조치사항을 꼼꼼히 챙겼다”고 했다.

경기도는 이어 “당초 예정된 일정을 마친 이 지사는 현장 지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그다음 날로 예정된 고성군과의 협약 등 공식 및 비공식 잔여 일정 일체를 취소하고 17일 당일 저녁 급거 화재현장으로 출발했으며 18일 새벽 1시32분 현장에 도착해 재난 총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며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다. 애끓는 화재사고를 정치 공격의 소재로 삼는 일이 다시는 없기 바란다”고 했다.

해명에도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 지사가 상황을 보고 받으면서도 ‘먹방’을 계속 촬영했다는 사실이 더 큰 비난을 불렀다. 박 전 대통령과 뭐가 다르냐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이 지사는 뉴스1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현장에 가서 배를 타고 지휘했어야 한다는 얘기와 비슷하다”며 “박 전 대통령은 업무 파악을 안 하고 있던 것이고 우리는 다 파악하고 지휘하고 있었다”며 반박했다.

“난 보고 받고 현장 지휘를 하고 있었다. 마산에서 지휘한 걸 문제 삼으면 내가 현장 소방지휘자처럼 취급되는 것”이라고 한 이 지사는 “당시 2박3일 일정 중 첫날 불이 난 것이고 진화가 됐고 인명피해는 없다고 보고 받아서 경남 일정을 진행했다. 그 외에 마산 의거 현장을 시찰하고 그 뒤에 잠깐 영상 촬영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장에는 부지사, 안전본부장을 보내는 등 현장 상황을 계속 체크했다”고 한 이 지사는 “최종적으로 진화가 안 된다고 해서 당시 오후 8시가 넘어 일정을 다 취소하고 현장에 갔다. 당시에도 진화가 안 된 상태라 그걸로 비난받을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아울러 이 지사는 “영상 촬영을 끝내고 곧바로 현장으로 갔다. 당시 저녁 식사도 못 하고 출발했다”며 “지사가 현장 소방관을 지휘하면 되는 것이지 반드시 현장에 다 있어야 한다는 얘기는 지나치다”고 했다.

“(현장에) 재난본부장, 소방서장, 부지사 등을 단계적으로 다 파견하고 최종적으로 지방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새벽에 현장을 찾은 것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고 한 그는 “인명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정치 공세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정치적인 이익으로 억울한 황교익씨를 희생시키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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