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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수해의 마법’ 사라진 K-골프, 11년 만의 메이저 무관

AIG 위민스오픈 김세영 6언더파 T13위 완주
도쿄올림픽 노골드 이어 5대 메이저 노타이틀
한국 여자골프 올해 LPGA 투어 3승이 전부

김세영이 23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앵거스 커누스티골프링크스에서 올해 마지막 여자골프 메이저 대회로 열린 AIG 위민스오픈 최종 4라운드 4번 홀 러프에서 그린을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 여자골프가 코로나19 대유행과 맞물린 침체를 현실화했다. 2연패를 노렸던 도쿄올림픽을 노메달로 마친 데 이어 5대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하나도 수확하지 못하고 2021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한국 여자골프의 메이저 무관은 2010년 이후 11년 만의 일이다. 연도의 끝자리가 홀수인 해마다 강세를 나타냈던 ‘홀수 해의 마법’도 사라졌다. 출입국이 어려운 코로나19 대유행에서 해외 투어에 대한 실전감이 떨어졌고, 활성화된 국내 투어를 벗어나려는 동기부여가 줄어든 것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의 부진을 불러온 원인으로 지목된다.

스코틀랜드 앵거스 커누스티골프링크스(파72·6849야드)에서 23일(한국시간) 폐막한 AIG 위민스오픈은 올해 여자골프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였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최종 4라운드를 10위권에서 출발한 김세영은 이날 버디 3개를 보기 3개와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를 스코어카드에 적어냈다. 1라운드에서 공동 선두, 2라운드에서 공동 3위, 3라운드에서 공동 8위로 점차 하락했던 김세영의 순위는 결국 ‘톱10’ 밑으로 내려가 공동 13위로 마무리됐다. 그나마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순위다. 강혜지는 2언더파로 공동 29위, 지은희·신지은은 1오버파로 공동 42위, 이정은은 2오버파로 공동 48위에 랭크됐다. ‘메이저 퀸’ 박인비는 3라운드 6오버파에서 이날 3타를 겨우 줄여 공동 52위에서 완주했다. 한국 선수의 메이저 ‘톱10’ 진입 실패는 ANA 인스피레이션의 전신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의 2003년 대회 이후 18년 만이다.

한국의 부진을 틈타 여자골프의 메이저 대회 판세는 미국, 유럽, 호주, 동남아시아로 분산됐다. 지난 4월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패티 타와타나낏(태국), 6월 US여자오픈에서 유카 사소(필리핀), 같은 달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넬리 코다(미국), 7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호주교포 이민지, 이날 AIG 위민스오픈에서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이 각각 우승했다. 한 시즌 중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에게 주어지는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는 타와타나낏에게 돌아갔다.

올해 유독 두드러진 한국의 부진은 한두 가지 이유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중 2년째 이어진 코로나19 대유행에서 LPGA 투어에 출전하지 못한 한국 선수들의 경쟁력 하락은 부진의 원인에서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6월 21일까지 세계 랭킹 1위였던 고진영은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하다 시즌 막판인 그해 11월 20일에야 LPGA 투어로 복귀했다. 그 결과 100주 넘게 지켰던 랭킹 1위를 도쿄올림픽 개막 직전 코다에게 빼앗겼다.

LPGA 투어의 본산인 미국은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랭킹 1위인 코다를 필두로 과거의 강세를 회복했다. 태국·필리핀 같은 동남아시아 선수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올해 LPGA 투어에서 미국은 7회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했고, 태국이 4회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한국의 올해 소득은 지난 3월 KIA 클래식에서 박인비, 5월 HSBC 월드챔피언십에서 김효주, 7월 VOA 클래식에서 고진영이 차지한 3차례 우승이 전부다. 15승을 합작했던 2019년은 물론,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지난해 6승과 비교해도 한국 여자골프의 올해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LPGA 투어에서 한국의 공식처럼 여겨졌던 ‘홀수 해의 마법’은 지금의 흐름대로면 기대하기 어렵다.

LPGA 투어는 다음달 4일 개막하는 미국과 유럽의 대륙대항전 솔하임컵 전후로 한 달여의 휴식기를 갖는다. 9월 16일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으로 재개되는 LPGA 투어의 올해 남은 대회는 10차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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