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에 전량 위탁” 인텔의 급소공격… 삼성, 밀리나

라자 코두리 인텔 가속 컴퓨팅 시스템 및 그래픽 그룹 수석 부사장이 인텔의 고성능 그래픽 브랜드 '아크'를 소개하고 있다. 인텔 제공

인텔이 TSMC와 밀월관계를 강화한다. 애플, 퀄컴에 이어 인텔까지 끌어들인 TSMC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격차를 더 벌일 기회를 잡았다.

인텔은 지난 19일 ‘아키텍처 데이’ 행사를 열고 자사 그래픽카드(GPU) 제조업체로 TSMC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인텔은 고성능 그래픽카드 브랜드 ‘아크(ARC)’를 발표하며 23년 만에 GPU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GPU 시장은 엔비디아와 AMD가 양분하고 있어서 인텔로선 진입장벽이 높은 상황이다. 자체 제조 공정으로는 이들을 따라잡을 초미세공정 도입이 불가능해 TSMC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텔은 PC용 그래픽카드 ‘알케미스트’는 TSMC의 6나노 공정, 슈퍼컴퓨터용 GPU ‘폰테베키오’는 TSMC의 5나노 공정으로 만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GPU 물량을 TSMC와 삼성전자에 나눠서 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인텔은 TSMC에 모든 물량을 맡겼다. 초미세공정에서 삼성전자보다 TSMC가 우위에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파운드리만 하는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인텔처럼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기도 하는 종합반도체 업체라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인텔에게 삼성전자가 잠재적 경쟁자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인텔은 올해 초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인텔이 파운드리 업계 3위 글로벌 파운드리를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최근 기술 로드맵을 발표하며 2025년 2나노 공정인 ‘인텔20A’를 도입해 퀄컴의 칩셋을 만들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TSMC도 초미세공정에서 우위를 바탕으로 미국 반도체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TSMC는 내년에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하며 애플, 인텔 등의 칩셋을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짓고 있는 공장에 3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주요 팹리스(반도체 개발업체) 업체가 대부분 미국 회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TSMC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에서 202억97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인텔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2018년 3분기 이후 11분기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메모리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것으로 삼성전자가 안정적으로 1위를 유지하려면 시스템 반도체 부분의 약진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핀펫 기술보다 전력 효율이 좋은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한 3나노 공정을 내년에 도입할 계획이다. 차별화한 기술로 TSMC보다 기술적 우위를 점한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양산에 성공하면 기술적으로 TSMC를 앞설 수 있다. 하지만 기술력 못지 않게 고객 확보가 중요하다. 글로벌 인맥을 갖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이 필요한 이유다. 23일 한 재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신뢰가 중요하다”면서 “기술력 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진 간의 관계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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