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구청장 오승록)는 25일 정부가 발표한 태릉골프장 부지를 활용한 6800세대 주택 공급 계획 조정안과 관련해 저밀도 개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교통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결코 협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원구는 입장문을 통해 “태릉골프장에 총 6800세대 아파트를 짓기로 한 것은 당초 1만세대에서 3200세대가 줄어든 규모로, 우리가 요구했던 5000세대보다는 높지만 이 정도 저밀도 개발이면 노원구 요구가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총 6800세대 중 분양은 65%, 임대는 법정 최소한도인 35% 짓기로 했다”면서 “임대아파트는 신혼 부부·청년주택 위주이며, 그 중 50%는 노원구민에게 우선 배정한다. 분양아파트에 대해서는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노원구는 “태릉골프장 부지 중 공릉동 가까운 곳에 여의도 공원 크기(24만㎡)의 호수공원을 조성한다”며 “태･강릉 세계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태･강릉 앞 차도를 지하화하고 차도 위에 공원을 조성해 태릉골프장 내 연지복원, 기존 경춘선 숲길과 화랑대 철도공원으로 이어지는 서울 동북지역의 대표적인 힐링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노원구는 “교통대책은 현재 국토부 용역이 진행 중으로, 향후 노원구와 서울시 협의를 거쳐 확정된다. 현재도 화랑로 일대는 상습정체 구역이어서 인근 갈매지구, 별내지구에 이어 태릉골프장이 개발되면 이 일대 교통체증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원구는 6호선 화랑대역에서 태릉골프장을 거쳐 별내역까지 지하철 건설 및 화랑로 일대 획기적인 교통개선대책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토부 용역과 별개로 지난해 10월부터 노원구 자체적으로 진행 중인 용역을 통해 지하철 6호선 태릉CC역(가칭) 신규 건립 등 효과적인 교통대책 마련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노원구는 “교통문제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으며, 교통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향후 추진 일정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원구는 “관내 개발이 지지부진한 지역을 중심으로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총 3100세대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며 “대상은 하계5단지 아파트 1500세대, 상계마들아파트 400세대, 희망촌 600세대, 상계1동 1100번지 일대 도심복합사업 600세대”라고 밝혔다. 이어 “이 지역은 주거환경이 열악하여 주민들의 개발 요구가 끊이질 않았던 곳이다. 번번이 개발이 좌절되어 주민들의 걱정이 큰 상황에서 이번 발표는 가뭄 속 단비같은 소식이 될 것”이라며 “국토부와 협력해 차질없이 추진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원구는 “내년 초까지 국토부와 서울시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지구지정, 광역교통 개선대책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모든 역량을 동원해 구민의 이익을 최우선 고려해 실질적 대안으로 정부와 지속적인 협상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원구는 지난해 국토부의 8·4 대책 발표 직후 태릉골프장 부지의 주택건설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만, 주택공급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가 불가피하다면 구민의 이익을 위해 조건을 제시했다. 1만호가 아닌 5000호 이하로 축소, 공공임대주택 법정 최소 기준(35%) 공급과 공공임대 및 분양주택 절반을 노원구민에 우선 공급, 사업부지 50%를 공원으로 조성, 지하철 6호선 태릉CC역 신설, 관내 노후 아파트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등이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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