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향한 아프간인들…“가족 구해야했다. 한국에 감사하다는 말밖에”

아프간인들, 파키스탄 공항서 인터뷰
“탈레반 피하기 위해 골목길로 이동”

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이 25일(현지시간) 우리 공군 수송기 타고 카불을 떠난 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국내 입국 예정인 아프가니스탄인들은 한목소리로 우리 정부에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탈레반의 눈을 피해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으로 향하기까지 급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외교부는 카불 공항을 떠난 아프간인들이 국내 입국 전 중간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서 인터뷰한 영상을 25일 공개했다. 이들은 주아프간 한국대사관, 코이카(KOICA), 바그람 한국병원·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지방재건팀 근무자 등 우리 측과 적어도 1~2년 이상 협력한 현지인들이다.

한국대사관에서 일한 아프간 여성 A씨는 “아프간을 떠나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가족을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한국 정부에 감사하다는 말밖에 전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는 남편과 어린 두 아들을 데리고 한국행을 택했다.

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 국내 이송작전이 시작된 가운데 카불공항 인근에서 한국의 외교관이 한국행 아프간인을 찾고 있다. 외교부 제공

우리 정부는 당초 수송 대상자들이 탈레반의 검문검색 탓에 공항까지 접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A씨는 “공항으로 오는 도중 탈레반 검문소를 마주치지 않기 위해 고속도로나 많이 알려진 도로는 지나가지 않았다”며 “주택가의 좁은 길로 이동함으로써 무사히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아프간 남성 B씨도 “아침 일찍 공항으로 출발했지만 탈레반에 의해 접근이 어려웠다. 차에서 내려 좁은 길을 걸어 간신히 도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이 대사관이나 국제 비정부단체(NGO)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잘 대우하지 않고 있다”며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이 카불에 남아있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한국 정부와 2년여간 함께 일한 남성 C씨도 “탈레반이 다른 국가들과 일한 사람들을 색출하려 하고 있어 나와 내 가족들이 위험에 처해 있었다”며 “한국 정부에 매우 깊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많은 카불 시민들이 다른 나라로 가족을 데려가기 위해 공항에 가려고 애쓰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장악 후 미군 조력자들에 대한 사면령을 발표했지만 곳곳에서 보복행위가 발생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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